스마트폰으로 금융거래를 하는 소비자가 크게 늘면서 시중은행들이 핀테크 회사와 손잡고 모바일 결제 플랫폼 전쟁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그동안 신용카드사 등 금융회사의 전유물이던 결제시장에 카카오페이나 삼성페이 등 비금융 회사들이 진입해 세력을 확장하자 페이 회원 전용 통장을 만들거나 아예 페이 서비스 안에 '앱 in 앱' 형태로 은행 모바일 지점을 개설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를 통해 늘어나는 페이 고객을 은행 모바일 고객으로 끌어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9일 은행권에 따르면 카카오의 간편결제서비스 카카오페이와 IBK기업은행, 농협은행, 수협은행은 페이 가입자를 위한 비대면 예·적금 통장을 발급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최근 카카오페이 안에 최고 연 3% 금리의 적금과 체크카드, 최고 90% 환율우대를 해주는 환전서비스에 직장인 대출까지 가능한 'IBK모바일 지점'을 열었다.
자유적립식 적금인 'IBK카카오페이 통장'은 가입 과정에서 카카오페이 본인 인증을 하면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상품정보 입력 단계에서 카카오페이 쿠폰번호를 등록하면 우대금리를 준다.
수협은행은 최대 연 4%(3년제)의 고금리 적금인 'it 자유적금'을 판매 중이다. 최대 금리를 받으려면 제휴사 우대코드가 필요한데 카카오페이 인증서를 통해 로그인한 후 카카오페이 제휴코드를 입력하면 이 중 최대 0.6%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주는 식이다. 농협이 카카오페이를 통해 판매 중인 입출금 통장 '카카오페이 농협통장'은 농협은행이나 카카오페이 결제 실적에 따라 최대 연 1%의 우대금리와 수수료 면제 서비스를 제공한다.
스마트폰 갤럭시에 기본 탑재돼 있는 삼성전자의 간편결제 서비스 삼성페이에는 우리·신한·하나은행이 '앱 in 앱' 형태로 각 은행의 미니 뱅킹앱을 넣어 계좌조회·이체·환전신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페이 페이지 내에 간편 은행앱 페이지를 클릭하면 굳이 각 은행의 뱅킹앱을 내려받지 않아도 해당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며 특히 삼성전자의 음성인식 서비스인 빅스비가 적용되는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신한은행은 최근 삼성페이를 통해 새 모바일 통장(쏠편한 입출금통장)과 체크카드 발급이 가능한 서비스를 추가했다.
NHN엔터테인먼트의 간편결제 페이코는 하나·SC제일은행과 손잡았다. 페이코앱에서 하나은행 계좌를 만들면 이 계좌를 이용해 페이코 포인트를 충전할 수 있다. SC제일은행은 이달 초 페이코앱에서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 수수료가 모두 면제되는 입출금통장인 '제일EZ통장' 개설 서비스를 도입했다.
은행들이 앞다퉈 페이 서비스와 제휴하고 있는 것은 페이 시장의 무서운 성장세에 주목해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6년 11조7810억원이던 간편결제 시장 규모(결제액)는 이듬해 39조9906억원으로 4배 가까이 늘었다.
시중은행들도 최근 자체 모바일앱 고객 확보에 열을 올리고는 있지만 이미 페이 서비스가 확보한 고객 숫자는 주요 은행을 넘어섰다. 페이 시장 1·2위인 카카오페이와 삼성페이 가입자는 각각 2300만명, 1200만명에 달한다. 시중은행 1·2위인 국민은행의 뱅킹앱 'KB스타뱅킹'(가입자 1400만명), '신한 쏠'(600만명)을 훌쩍 뛰어넘는 숫자다. 은행 입장에서 다른 모바일 서비스와의 제휴는 이미 성공이 입증된 전략이기도 하다. 앞서 기업은행은 소셜커머스 서비스 티켓몬스터에 모바일 지점 1호점을 열고 연 3%짜리 적금과 환전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오픈 후 6개월째인 현재까지 개설된 적금통장은 2700개, 환전 신청은 2370건에 달한다.
페이 시장 확보를 위해 자체 '
[김태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