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SK그룹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삼성물산과 SK가 바이오 자회사에 쏠린 기대감 덕분에 덩달아 주가가 오르고 있다. 이들 종목에 대해 전문가들은 최근 정부 규제에 따른 악재가 해소된 데다 자회사 성장세로 인한 기업 가치 상승 효과를 톡톡히 볼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13일 금융감독원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미국 이뮤노메딕스와 345억원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계약을 맺었다. 이번 계약 규모는 작년 매출(4646억원) 대비 7.4%에 이른다. 특히 이번 계약은 향후 조건에 따라 최대 1836억원 규모로 늘어날 수 있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국내외 제약사에서 올해 들어 생산계약 7건을 따냈는데 그 규모가 7500억원에 달한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수주 계약건이 대부분 장기간에 걸쳐 이뤄지지만 올해 수주건이 작년 매출을 뛰어넘은 것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영업이익 660억원을 기록한 이 업체는 올해 이보다 7% 늘어난 706억원의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구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IFRS15와 같은 새 회계기준을 도입하면서 매출 영업이익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보여주는 실적이라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실적 호조와 정부의 바이오 관련 규제 완화 기대감에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올 하반기(7월 2일~9월 13일) 13.1% 상승했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최대주주로 이 업체의 실적을 연결로 반영하고 있는 삼성물산(지분율 43.4%) 기업 가치도 오르고 있다. 삼성물산 주가가 올 하반기 7.8% 반등한 이유 중 하나다.
SK그룹 지주사 SK는 이날 주가가 전날 대비 3.1% 올랐다. 올 하반기 들어 10.5% 반등하는 데 성공했다. 주가 상승 배경으로 지주사 규제 완화와 자회사인 SK바이오팜 효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당초 지주사의 규제 요건 중 자회사 의무 지분율 보유를 현행 20%(상장사 기준)에서 30%로 끌어올리려고 했다가 기존 지주사는 현행대로 유지하고 신규 지주사가 강화된
또 최근 증권가에서 SK바이오팜 기업공개(IPO)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도 호재다. 내년 주식시장에 상장되면 기업 가치를 높게 평가받을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SK바이오팜은 미국에서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의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