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이 연 3%대 예·적금 금리로 예수금 끌어 모으기에 나섰다. 대부분 까다롭지 않은 우대 조건만 맞추면 최고금리를 줘 추석 명절을 앞두고 받은 상여금이나 용돈을 묻어두기에도 제격이다. 저축은행들은 유동성·예대율 등 각종 규제 수준을 맞추기 위해 연말까지 예·적금 특판을 선보일 전망이다.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은 이달 28일까지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0.2%포인트 인상해 연 최고 3.0%를 제공한다고 20일 밝혔다. 기본금리 2.9%에 SBI저축은행의 인터넷·스마트뱅킹 또는 저축은행중앙회 모바일 앱 'SB톡톡'을 통해 가입하면 0.1%를 추가로 준다. 28일 이후에는 기본금리 연 2.7%(최고 연 2.8%)가 적용된다. 36개월 만기를 채우면 최고 연 3.2%를 보장하는 'SBI스페셜정기예금' 상품도 있다.
이는 인터넷전문은행을 포함해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여전히 1년 만기 연 1.8~2.3%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국내 최고 수준이다. 저축은행 예금은 관련법에 따라 1인당 한 금융기관에서 원리금 5000만원까지 예금자 보호도 받을 수 있다.
유진저축은행도 최근 첫 거래 고객에게 특별금리 0.3%포인트를 적용해 12개월 만기 연 3.0%인 '유진 퍼스트유(Firstyou) 정기적금'을 출시했다. 적용 대상 고객은 유진저축은행이 설립된 1972년 이후 처음으로 가입하는 고객이며, 영업점에서 가입해야 특별금리를 받을 수 있다. 가입기간은 12~36개월, 가입액은 최소 1만원에서 최대 20만원이다.
금리인상기 일시적인 투자처를 찾고 있다면 '파킹(parking) 통장'으로도 저축은행 예금을 활용할 수 있다. 1년 이하 단기 상품인데도 시중은행보다 나은 금리를 주거나, 중도에 해지해도 금리를 보장하는 상품들이 인기를 모은다.
OK저축은행이 지난해 8월 출시한 '중도해지OK정기예금'은 1년 만에 수신액 1조원을 돌파한 뒤에도 판매고를 이어가고 있다. 통상 정기예금 상품은 일정 기간 예치해야 약정된 금리를 받을 수 있지만, 이 상품은 하루만 맡겨도 처음 약정한 금리를 주는 것이 특징이다. 기본 금리는 연 1.9%이며, 26일까지 가입하는 고객에겐 특별금리 0.2%포인트를 줘 연 최고 2.1%를 적용하는 행사를 진행 중이다. 1개월 이상 예치시 연 2.0%를 제공하는 '중도해지OK정기예금2'도 마찬가지로 26일까진 연 2.2%에 가입할 수 있다. 추석 연휴 기간에 OK저축은행 대표전화(1899-7979)로 가입예약 신청을 해두면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웰컴저축은행도 최근 정기예금 상품 금리를 0.1%포인트 인상해 6개월만 맡겨도 조건 없이 연 최고 2.25%를 제공한다. 12개월 이상 24개월 미만은 2.65%, 24개월 이상 36개월 미만은 2.8%, 36개월 이상은 연 2.9% 등이다. 12개월 이상 약정 고객은 웰컴저축은행의 모바일 앱 '웰컴디지털뱅크'를 통해 비대면 가입하면 0.1% 우대금리도 받을 수 있다.
저축은행들은 다음달부터 재개되는 중금리대출 판매를 위해서도 예수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해부터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규제로 인해 저축은행들은 자사의 가계대출 잔액을 전년 대비 2~7%로 제한해야 했다. 그러나 올해 4/4분기부터 서민 지원을 위한 중금리대출에는 이 규제를 적용하지 않기로 하면서 저축은행들이 대출 영업을 뛸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 한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2년 가까이 묶여있던 중금리대출 수요가 한꺼번에 몰릴 경우 제대로 소화하지 못할 수 있다"며 "미리 대출 여력을 만들어놓고 중금리대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차원에서 예금을 조달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말 유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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