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부터 플랜트사업본부 소속 직원을 대상으로 유급휴직을 실시해 인건비를 낮추는 한편 저가 수주로 악명 높은 중동 사업 비중을 줄이고 있어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증권가에서 나온다. 남북 경제협력 기대감과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에 따른 중장기 수혜 기대감도 높다.
27일 대우건설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플랜트사업본부 소속 1278명에 대해 유급휴직을 실시하기로 했다. 기간은 다음달부터 내년 9월까지로 이 본부 소속 직원들은 해당 기간 중 2개월씩 쉬며 기본급의 50%만 받게 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당초 전 직원을 대상으로 추진했으나 최근 2년간 노조 등과 협상을 통해 플랜트본부만 실시하게 된 것"이라며 "회사에는 비용 절감, 직원들에겐 재충전 기회가 되는 셈"이라고 밝혔다. 대우건설의 주요 사업은 주택건축·토목·플랜트로 나뉘는데 그동안 플랜트가 실적의 발목을 잡아왔다. 플랜트 사업은 올 상반기 적자 774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상반기(적자 10억원)보다 적자 폭이 77배 이상 늘어났을 정도다.
그러나 플랜트 직원 수는 전체 직원(5569명)의 23%를 차지하며 비용 부담 증가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대우건설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3437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6.4% 감소했다. 일감은 주는데 인건비 등 비용 부담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업체의 상반기 수주잔액은 30조1405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8.5%(2조7851억원)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인건비를 포함한 판매관리비는 31%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플랜트 사업 손익 구조 악화와 건설업계의 비용 절감 노력이 대우건설의 유급휴직 전격 실시로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앞서 대림산업도 플랜트 사업 적자로 인해 직원 무급휴가를 실시 중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수주잔액이 주는데 비용은 늘어나고 있어 직원 휴직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며 "인건비 감소 효과가 나타나는 올 4분기에는 작년 4분기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적자 1515억원을 기록했던 대우건설은 올 4분기에는 이 같은 비용 절감 효과로 인해 1511억원의 흑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 6월 부임한 김형 사장이 비중동권 지역에서 수주 확대 전략을 펴고 있는 것도 실적 개선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대우건설은 베트남 하노이 '스타레이크시티' 개발 사업을 추진 중이고 최근 싱가포르 종합병원 건설공사 계약을 따내는 등 신규 수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국외 신규 수주 목표는 9조4000억원으로, 이미 상반기에 4조4000억원을 달성한 만큼 연간 목표 달성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올해 대우건설 영업이익은 6565억원으로 예상되며 이는 작년보다 53%나 급증한 수치다.
중장기 호재도 남아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추진 중인 체코 원전 사업에서도 유일한 건설사로 포함돼 있다. 원전 사업은 플랜트
이외에 향후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와 남북 경협 등의 수혜도 예상된다. 기대감에 따라 이 종목 주가는 최근 한 달 동안(8월 27일~9월 27일) 17% 반등했다.
주가가 상승했지만 올해 실적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8배 수준으로 여전히 저평가 상태라는 분석이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