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기준 국내에 출시된 9개 러시아 펀드의 3개월 평균 수익률은 3.68%로 미국 주식(4.00%) 다음으로 높았다.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산유국인 러시아는 국가 경제의 유가 의존도가 높다. 실제로 러시아 주식 시장에서 시가 총액 상위 기업 절반 이상이 에너지 업종이다.
러시아 RTS지수는 지난달에만 8.75% 상승했다. 미래에셋인덱스로러시아(6.65%), 신한BNPP러시아(6.29%), KB러시아대표성장주(5.63%) 펀드도 지난달 눈에 띄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헤알화 가치 급락과 국내 정치 불안 문제로 망가졌던 브라질 경제도 회복세다. 브라질 보베스파 지수도 지난달에 4.3% 상승해 8만선을 회복했다.
보베스파 지수는 지난 6월 7만이 무너지기도 했다. 브라질 경제는 대서양 해저 유전에 의존도가 높다. 브라질 최대 기업도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다.
8개 브라질 펀드의 3개월 평균 수익률은 -0.58%로 아직 마이너스다. 하지만 같은 기간 미래에셋연금브라질업종대표1(2.41%), 한화브라질(1.31%) 등 일부 펀드는 차별화된 운용 성과를 내고 있다.
반면 인도 펀드 투자자들은 울상이다. 인도 센섹스 지수가 지난달 5.76%나 하락하면서 펀드 수익률이 더 나빠졌다. 국내에 출시된 25개 인도 펀드는 3개월 평균 수익률이 -3.34%로 떨어졌다.
인도는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면서도 수입 의존도가 크다. 과거 수년간 저유가 흐름으로 수혜를 입었지만 올들 어 유가가 오르면서 물가도 오르고 정부 재정 적자도 커졌다. 인도 주식 부진 배경으로 고유가가 지목되는 이유다.
인도펀드의 평균 수익률이 지난 한 달간 -7.22%로 지수보다 더 큰 폭 떨어진 원인은 환율 탓이 크다.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과 무역 전쟁 여파로 인도 루피화 가치가 최근 크게 떨어지면서 펀드 손실이 더 커진 것이다. 국내 인도 펀드 대부분은 환 헤지 대상 상품이 아니다.
증권업계는 유가 상승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심혜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이란 제재 본격화에 더해 연말까지 하루 20만배럴가량의 베네수엘라 공급 차질이 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올해 4분기 석유시장에서 초과수요 현상이 발생하며,국제유가가 추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렇다고 러시아·브라질 경제를 마냥 낙관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10월 브라질 대선은 정책 불확실성을 키울 가능성
오온수 KB증권 연구원은 "러시아 증시는 자산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가격적인 매력이 높지 않다"면서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5.1배로 2010년 이후 평균 수준(5.4배)에 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우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