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예탁결제원은 올 가을 진행될 사내 추계 체육대회 행사에서 직원들에게 지급할 트레이닝복 구입예산으로 1억3360만원을 책정했다. 올초 춘계체육행사 때 바람막이 재킷 구매비로 지출한 6480만원을 더하면 올해 총 2억원 가량을 임직원 체육용품 구매비로 지출하는 셈이다.
이는 예탁원의 지난해 체육용품 구매비인 1억2190만원(운동화·백팩 등 구매) 대비 62.8% 급증한 수치다. 지난해 대비 올해 직원수가 10% 가량 증가한 점을 고려해도 예탁결제원의 이 같은 지출은 과다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서도 예탁결제원은 온누리상품권 등 임직원 기념품비로 지난해에만 7억1452만원을 소비했으며 연말에는 동절기 사무실 에너지 절감을 명목으로 직원들에게 풀집업 재킷을 지급하는 데 5590만원을 집행하기도 했다.
물론 체육용품 구입예산을 직원수로 나누면 인당 30만원 수준에 불과하지만, 정년 보장에 평균 연봉이 1억원을 웃돌아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예탁결제원이 직원들에게 필요 이상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공공기관으로 분류되는 만큼 벌어들인 수익을 공공 목적에 쓰지 않고 직원들 선물로 퍼준다는 것은 일종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에 해당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 예탁결제원의 1인당 평균 연봉은 지난 2014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2014년 1인당 평균 보수액은 1억69만원이었으나 2015년에는 1억600만원으로 늘었고, 2016년에는 1억919만원, 지난해에는 1억961만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사업예산에 따르면 1인당 평균 연봉은 무려 1억1137만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8년도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예탁결제원의 도넘은 방만경영 행태를 개선해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진다. 한 증권업계 노조관계자는 "예탁결제원의 방만 경영 문제는 매년 지적 사항으로 제기돼 왔지만 개선되는 모습이 좀처
한편 증권유관기관 중 유일하게 공공기관으로 분류되는 한국예탁결제원은 지난 2014년 방만경영 중점 관리 기관에서 해제됐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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