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증권업 종사자들이 증권거래시간 연장에도 시간외수당을 못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노동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거래시간 단축 등 조속한 개선을 촉구했다.
사무금융노조는 지난 2016년 8월 1일부터 시행된 증권거래시간 30분 연장으로 인해 증권노동자가 겪고 있는 노동환경의 변화를 파악하고 대응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8일 해당 조사에 따르면 증권거래시간 연장 이후 2년 2개월이 경과한 동안 응답자의 71.8%에 달하는 노동자들의 시간외근무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1시간 이상 시간외노동을 하고 있는 노동자들은 52.6%로 집계됐으며 이들 중 시간외수당을 받지 못한다는 응답은 70.7%에 달했다. 또 63.1%에 달하는 노동자들이 현재의 노동시간에 대해 가정생활과 사회생활을 하기에 부적절하다고 응답했다.
출퇴근 조사를 통해 볼 때, 증권노동자들의 어려움은 극명하게 드러난다. 회사 도착시간을 기준으로 출근시간은 7시에서 7시 30분에 출근하는 비율이 56.5%, 7시 30분에서 8시에 출근하는 비율이 32%로 집계됐다. 총 88.5%에 달하는 증권노동자들이 8시 이전에 출근하는 셈이다.
퇴근시간은 통일단체협약상 영업직의 경우 4시, 관리직의 경우 5시임에도 불구하고, 6시 이후 퇴근하는 노동자들이 54.2%로 과반을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출퇴근조사를 통해 무려 79.8%에 달하는 노동자들이 증권거래시간 연장으로 근무시간이 강화됐다고 응답했다.
아울러 '증권거래시간 연장에 따른 보상을 위해 정부나 회사에 요구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라는 설문에는 정규거래시간 원상회복이 67.4%, 점심시간 휴장이 16.3%, PC-OFF를 통한 시간외근무 금지가 5.5%로 집계됐다.
사무금융노조 관계자는 "증권거래시간 연장 전에도 한국증시는 사실상 아시아권 최장의 거래시간이었다"면서 "이를 감안하면 단 30분의 연장 정책은 '거래증대를 통한 증권시장 활성화'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라는 거래소의 목표가 애초부터 비현실적이었다는 점을 이미 내포하고 있었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대다수 증권노동자들은 최소 하루 10시간 이상을 사업장에서 보내는 것으로 드러났고 저녁이 있는 삶, 육아와 가사분담이 있는 삶을 살기에는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증권거래시간 연장의 피해는 고스란히 증권노동자들에게 전가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사무금융노조는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국회 정무위원회와 협력, 국정감사를 통해 금
한편 이번 설문조사는 사무금융노조 증권업종본부 산하 14개 지부 총 1만여명의 증권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했으며,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5일까지 18일 동안 총 2588명이 조사에 참여했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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