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도심빌딩 높이 상향 ◆
↑ 박원순 서울시장이 도심 임대 공급 확대를 위해 발표한 도심복합개발 대상지로 꼽히는 종로구 공평동 일대. [매경 DB] |
8일 매일경제신문은 복수의 서울시 주택정책 관계자와 전문가들 의견을 종합해 4가지 핵심 포인트를 중심으로 서울 도심 복합개발 가능성과 미래를 예상해 봤다. 서울시 구상이 구체화돼 사업이 추진되면 종로 도심에 30층 높이 주거·업무 복합빌딩이 세워지고 여기에 30억원짜리 분양 고급주택과 월 임대료 100만원대의 중산층 임대주택, 월 임대료 30만원대의 저렴한 임대주택이 공존하게 될 전망이다. 다양한 계층이 어우러져 사는 '소셜믹스(social mix)' 시대가 서울 도심에 열리게 되는 셈이다.
◆ 박원순 구상 지역은
박 시장은 지난달 30일 바르셀로나에서 "그린벨트를 풀지 않는 범위에서 주택을 공급해야 한다"면서 "도심 업무빌딩 일부에 공공임대주택이나 분양주택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집값 안정을 위한 주택 공급 확대가 시장으로서 풀어야 할 최우선 과제로 부상한 가운데 서울 도심에서 공실률이 증가하는 오피스빌딩 일부를 주거 용도로 전환하고 새 건물은 시작 단계부터 복합개발을 추진하겠다는 얘기다.
박 시장 구상은 광화문, 강남 등 도심에서 뉴욕 맨해튼이나 일본 롯폰기힐스 등과 같은 업무·상업·주거 복합개발을 노리는 것이다.
박 시장의 도심 복합개발 대상으로는 서울의 3대 중심업무지구로 꼽히는 광화문·종로·을지로 등 도심권(CBD), 여의도권(YBD), 강남권(GBD) 등이 우선 대상지로 꼽힌다.
다만 기존 오피스빌딩 리모델링은 층고, 주차장, 엘리베이터 등 오피스와는 크게 다른 주거여건 문제로 쉽지 않을 것이란 게 대다수 전문가들 견해다. 이 때문에 도심 복합개발이 우선 유휴용지가 많은 용산이나 아파트 전면 재건축이 필요한 여의도 등을 중심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종로·광화문 일대는 조선시대 4대문과 한양도성 문화재, 청와대 등이 위치해 있어 엄격한 고도제한을 적용받고 있다. 실제 최근 사업시행인가가 난 세운4구역은 2004년 최초 사업계획 수립 당시 높이 122m, 최고 36층의 고층 개발이 추진됐으나 문화재청이 세계문화유산인 종묘 앞에 고층 빌딩을 지으면 안된다고 제동을 걸면서 현재 최고 높이 72m, 최고 18층으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서울시가 검토에 착수한 대로 4대문 내 고도제한이 완화되면 구도심도 신축을 중심으로 업무·주거 복합개발 사업성이 높아질 수 있다.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세운재정비촉진지구에서 주거비율 상향과 고도제한 완화, 용적률 인센티브 등으로 주택 공급 1000가구 이상 확대를 목표로 계획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 공급 대상은 누구
박 시장이 거론한 도심 빌딩 주택 공급은 부유층 대상 일반분양, 중산층용 임대, 서민용 공공임대 등 3가지 형태로 이뤄질 전망이다. 서민용 임대주택은 미국 뉴욕시의 '어포더블 하우징(affordable housing)' 제도가 모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민간사업자에게 용적률 인센티브를 주는 조건으로 전체 공급 주택의 10~20%를 지방자치단체가 기부채납받는 방식이다. 2014년 취임한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어포더블 하우징 제도를 의무화해 10년간 서민 임대주택 20만가구 마련을 목표로 세웠다.
◆ 제도 개선 과제는
다만 민간사업자가 대규모 기부채납을 하고도 사업성을 확보하려면 용적률이 현재보다 크게 높아야 한다. 현재 서울 상업지구 용적률은 800%며 이 가운데 주거용도 부문은 600%(400%에서 상향 예정)다. 현재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미국 뉴욕 업무·주거 복합개발 사업인 '허드슨야드 프로젝트'는 최대 용적률이 3300%, 일본 롯폰기힐스는 용적률 1083%를 받았다. 서울은 특히 2000년 도입된 '용도용적제
■ <용어 설명>
▷ 소셜믹스(social mix) : 하나의 건물이나 단지 안에 분양과 임대를 함께 조성해 사회·경제적 배경이 다른 주민들이 어울려 살 수 있도록 하는 것.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