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이더M ◆
10일(현지시간)에는 미국 기술주를 향한 의심이 커지며 다우존스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지수가 각각 3%, 4% 폭락했다. 이날 증발한 미국 기술주 시가총액만 약 120조원에 달한다. 전 세계 주식시장도 미국을 따라 하락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4.44%, 5.37% 내렸다.
11일 오언 머핀 MFS(Massachusetts Financial Service) 자산운용 채권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매일경제와 만나 내년 금융시장은 올해보다 큰 변동을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에 이어 유럽과 일본에서도 내년부터 긴축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전쟁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도 원인으로 꼽혔다. 머핀 매니저는 "미국에 이어 유럽과 일본에서도 긴축을 시작하면 환율과 채권 금리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며 "신흥국이나 지방정부채권 등 같은 섹터 안에서도 수익률 괴리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 투자할 대상을 선별하는 능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MFS자산운용은 1942년에 설립된 자산운용사다. 미국에서 최초로 뮤추얼펀드를 운용하며 이름을 날렸다. 당시 만들어진 펀드는 아직까지 운용되고 있다. 총 운용 규모는 약 4730억달러로, 주식과 채권 등 전통자산에 주로 투자한다. 뛰어난 위험관리 능력을 보유해 안정적으로 자산을 운용하는 데 능숙하다. 전통적 투자자산으로도 충분한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으며, 유행을 따르기보다 가장 잘할 수 있는 전략을 활용한다는 투자 철학을 갖고 있다. 그는 블랙록에서 15년, 골드만삭스에서 5년간 채권 포트폴리오를 담당했다. 머핀 매니저는 내년 시장 변동성이 커지더라도 신흥국 채권은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아르헨티나와 터키 등 어려움을 겪는 국가도 있지만 기초 체력을 꾸준히 다진 안정적인 신흥국도 많다는 이유에서다. 인도나 필리핀 등은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리며 시장 안정을 유도했다. 금리가 오르며 이들 국가 채권에 투자했을 때 수익률도 높아졌다.
다만 그는 현지 통화보다는 달러화 표시 채권에 투자하기를 권유했다. 여전히 화폐가치가 변하며 찾아올 수 있는 위험은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일부 신흥국이 위기를 겪으며 전염될 가능성을 우려해 많은 신흥국이 빠르게 금리를 올렸다"며 "그럼에도 많은 신흥국 채권의 신용등급은 투기등급이 아닌 투자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위험 대비 더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한편 그는 그동안 인기를 끌었던 회사채 시장은 보다 위험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며 회사들은 차입을 늘려 왔다. 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한 만큼 투자자도 회사채에 아낌없이 돈을 투자했다. 그러나 금리가 오르는 구조로 변한 만큼 기업들이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머핀 매니저는 "미국을 포함해 동시다발로 금리가 올라가고 있다. 회사채를 새로 발행해 기존 채무를 갚기 어려워진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채권시장은 수익률 측면에서 매력적이지 않다고 그는 평가했다. 다른 아시아 신흥국은 자본 유출에 대비해 금리를 올렸으나 한국은 금리 수준을 유지했다.
환율 측면에서는 한국 채권 투자를 통해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머핀
[정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