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4년 출범한 ETN 상장종목은 200개로 전년 동기보다 16개 늘었고, 전체 지표가치 총액은 5조9745억원으로 14.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양매도 ETN은 3종목에 불과하지만 지표가치 총액은 5분의 1 수준인 1조1404억원에 달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오는 22일 '코스피200 변동성매칭 양매도지수'와 '코스피200 변동성추세 추종 양매도지수'를 출시할 방침이다. 코스피200 변동성매칭 양매도지수는 NH투자증권, 코스피200 변동성추세 추종 양매도지수는 하나금융투자 의뢰를 받아 개발했다. 이들 증권사는 조만간 해당 지수를 이용한 ETN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두 지수는 6개월 후에는 의뢰증권사 외의 다른 증권사들도 활용해 상품을 개발할 수 있게 된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이 출시한 양매도 ETN 상품이 성공하면서 여러 증권사에서 ETN 상장을 위한 양매도지수 개발 의뢰가 있었다"고 밝혔다.
양매도는 주식을 매수할 권리인 콜옵션과 매도할 권리인 풋옵션 종목을 동시에 매도해 옵션 프리미엄으로 수익을 쌓는 전략이다. 지수 변동 폭이 작아서 옵션 행사가격 내에서만 움직인다면 옵션 매수자는 옵션 행사를 포기하게 된다. 이 경우 옵션 매도 프리미엄은 수익으로 쌓인다.
김재훈 하나금융투자 파생운용실 실장은 "양매도 ETN은 수익률이 높지 않아도 꾸준한 수익을 누릴 수 있어 흥행에 성공했다"며 "은행 이자의 두 배 수준에 불과하지만 연 4~5% 달성률이 굉장히 높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는 개인 자산가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거래소가 출시하는 코스피200 변동성매칭 양매도지수는 시장 변동성에 맞춰 옵션 행사 가격을 탄력적으로 조정해 위험 대비 수익을 최적화하는 방식이다. 변동성에 맞춰 옵션 행사가격 폭을 변화시켜 시장 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코스피200 변동성추세 추종 양매도지수는 시장 변동성에 따라 비대칭적인 옵션 행사가격을 선택하며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 3% OTM 콜옵션, 6% OTM 풋옵션 매도를 취하는 식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기존 양매도지수가 3%, 5% OTM 등으로 고정된 상태였다면 이번 지수는 시장 변동성에 따라 옵션 행사가격을 변화시킬 수 있어 수익성과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며 "저금리 상황에서 위험 대비 수익을 높이길 바라는 투자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현재 시장에 상장된 양매도 ETN은 한국투자증권이 지난해 5월 업계 최초로 내놓은 'TRUE 코스피 양매도 5% OTM ETN'과 지난 8월 추가 출시한 'TRUE 코스피 양매도 3% OTM ETN' 'TRUE 코스피 양매도 ATM ETN' 등 3종목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양매도 ETN을 중수익 중위험 상품으로 보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양매도 전략을 취할 경우 증시가 급등하거나 급락할 때 손실이 커질 수 있어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양매도 상품에서 고위험이 발생할 빈도는 2~3년에 한 번 정도인데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시각이 달라질 수 있다"며 "증권업계에서는 양매도 상품이 열 번 투자하면 아홉 번은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에 중수익 중위험이라고 보지만, 금융당국은 손실을 볼 수 있는 한 번이 언제가 될지 알 수 없는
금융당국은 'TRUE 코스피 양매도 5% OTM ETN'을 담은 KEB하나은행 신탁 상품에 대해 불완전 판매 정황을 포착하고 다음달 검사에 나서기로 했다. 파생 상품인 양매도 ETN을 고위험 상품이 아닌 중수익 중위험 상품으로 분류해 판매했다는 것이다.
[정슬기 기자 /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