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은 지금까지 해외주식 거래수수료와 최소수수료를 가지고 경쟁해왔으나 실제 투자수익률에 영향이 가장 큰 것은 환전수수료다. 거래수수료는 0.1~0.3% 수준이지만 환전수수료라고 할 수 있는 환전 스프레드(전신환매도환율에서 기준환율을 뺀 값)는 1%대에 달한다. 가령 기준환율 1133원인 상황에서 1달러짜리 주식을 살 경우엔 실제로 11원(1% 스프레드 적용)이 더해진 1144원을 내야 한다.
해외주식 최소수수료(매매수수료가 최소 기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내는 돈으로 최대 10달러 수준)가 없는 증권사를 통해 거래하면 매매수수료가 1원에 불과하기 때문에 매매수수료보다 환전수수료 부담이 훨씬 큰 셈이다.
키움증권은 환전 비용을 가장 최소화할 수 있는 파격적인 혜택을 들고나왔다. 키움증권이 지난 16일 내놓은 '미국 주식 원화주문 서비스'를 이용하면 원화로 표시된 미국 주식 가격을 보고 원화예수금으로 주식을 매수할 수 있다. 거래에 앞서 환전해야 할 번거로움이 없을 뿐만 아니라 다음날 오전에 자동으로 환전될 때는 기준환율 그대로 환전이 돼 수수료가 없다.
키움증권은 매매수수료도 업계 최저 수준인 0.1%로 인하하고 최소수수료도 없앴기 때문에 해외주식 투자에 드는 수수료 합계도 가장 낮다. 다만 미국 주식에 서만 가능한 서비스라 중국 일본 유럽 주식을 매수할 때는 다른 증권사를 찾는 것이 낫다.
해외주식을 처음 매수하거나 증권사 계좌를 새로 만들려는 사람이라면 한국투자증권이나 신한금융투자의 환율우대서비스를 이용하는 편이 낫다. 환전우대율이 80%여서 1달러당 10원가량 붙는 환전수수료가 2원 정도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말까지 달러, 위안, 홍콩달러, 엔, 유로에 대해 환전금액 제한 없이 우대환율을 적용하고 있다.
삼성증권도 해외주식 신규 거래 고객에 한해 환전 지원금을 최대 20만원까지 주는 혜택을 줘 사실상 달러 환전수수료 인하 효과를 내고 있다. 외화매수금액이 100만~500만원 미만일 경우 1만원, 500만~1000만원 미만이면 3만원, 1억원 이상의 외화를 매수하면 지원금이 20만원이다.
미래에셋대우 역시 환전수수료는 1달러당 5원 수준으로 낮추고 위안화 등 다른 통화에 대해서도 50% 환율 우대 혜택을 주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매매수수료를 0.25%로 책정하고 최소수수료도 없애며 '해외주식 직구족'을 상대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미국 주식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주식들도 환전 없이 바로 매수할 수 있는 통합증거금 서비스는 환전 과정을 거쳐 주식을 매수해야 하는 불편함을 없앴다. 원화를 해외 주식 매수를 위한 증거금으로 활용해 해당 국가의 통화를 매수하지 않고도 바로 주문 가능하다.
3월 삼성증권을 시작으로 신한금융투자, 미래에셋대우, 한화금융투자 등이 모두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다만 다음날 자동 환전될 때는 환전우대 혜택이 적용되지 않는 곳이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글로벌 증시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을 잡기 위해 증권사들이 수수료 인하 경쟁에 나서며 환전수수료뿐만 아니라 매매수수료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