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3 대책 이후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서도 신축 아파트 인근에 위치한 일부 오래된(구축) 단지들이 활발히 거래돼 주목된다. 청약 점수가 낮고 초기 자금이 부족한 실수요자라면 비싼 신축 대신 가성비 좋은 인근 구축 단지 매매를 노려볼 만하다는 분석이다.
서울 은평구 녹번동에 위치한 녹번JR아파트는 '신축 옆 구축'의 대표 사례다. 녹번역 인근에 대규모 재개발 신축 단지(녹번힐스테이트, 래미안베라힐즈 등)가 들어서면서 이른바 '갭 메우기'를 통한 시세 상승이 꾸준하다. 59㎡ 기준 지난해 말 3억원 초반대에 머물던 호가가 현재는 4억원 중반대까지 1억원 넘게 상승했다.
이 단지는 2002년 입주해 15년 차가 넘었고 높은 지대에 위치해 있지만 녹번역 도보 3분 거리에 위치한 입지는 장점으로 꼽힌다. 현재 입주 중인 녹번역 인근 신축 대단지가 다 들어서면 상권·인프라스트럭처 측면에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은평구 응암동에 위치한 '백련산힐스테이트' 시리즈(1~3단지)도 비슷한 사례다. 2011년 입주한 이 단지는 9·13 대책 이후에도 실수요자들이 꾸준히 찾으면서 호가와 실거래가가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 59㎡ 기준 올해 초 4억원 초반대였던 호가는 현재는 6억원 중반대까지 2억원가량 상승했다. 이 단지는 그간 비역세권인 데다 지대가 높아 외면받아 왔으나 조만간 백련산 인근에 대규모 신축 단지(백련산파크자이, 백련산SK뷰아이파크 등)가 연이어 들어설 예정인 점이 주목되는 이유다.
이외에도 성동구 왕십리 뉴타운(센트라스, 텐즈힐) 인근에 위치한 청계벽산아파트(1996년 입주)도 지난해 말에 비해 호가가 2억원가량 뛰었다. 성북구 래미안 길음 센터피스 옆에 위치한 길음동 동부센트레빌(2003년)이나 동대문구 답십리 파크자이 옆
신축 옆 구축 단지는 신축 단지의 시세 상승세를 일정 갭을 두고 따라가는 경우가 많아 투자금 대비 수익률은 오히려 더 높은 경우도 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매매가에 신축 단지의 다양한 인프라를 공유할 수 있어 가성비가 좋다.
[정지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