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조정 가능성이 높고, 시중금리 상승세도 꾸준해 주담대를 받은 사람들의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23일 은행연합회의 은행상품 통합 비교공시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이 판매하는 고정금리 주담대 상품(분할상환 방식)인 '하나로모기지론' 금리는 4.37~5.07%다. 같은 은행의 고정형 주담대 '프리미엄모기지론' 금리도 최저 3.38%, 최고 5%로 나타났다. 농협은행 금리는 연합회에 공시된 17개 은행 상품 중 가장 높았다. 이는 매월 말 은행들이 각자 영업점에서 파는 대표 대출상품의 실제 금리를 제출한 것을 은행연합회가 취합해 게시한 것으로, 최근 공시일은 지난 22일이다.
은행들의 고정금리 형태 주담대는 주로 5년간 금리가 고정되고 이후 6개월 혹은 1년 단위 변동금리로 바뀌는 대출로 보통 '혼합형 주담대'로 불린다. 초기 5년간은 금리 상승 위험에서 벗어나는 대신 금리는 변동금리 대출보다 약 0.4~0.5%포인트 더 비싸다. 이처럼 주요 은행이 취급하는 혼합형 주담대 최고금리가 5%대에 진입한 것은 올 5월 이후 다섯 달 만이다. 당시 농협은행이 적용한 주담대 가이드 금리는 3.67~5.01%를 기록한 바 있다.
다른 은행의 대출 최고금리도 5%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올랐다. 제주은행의 '금리safe 모기지론' 금리가 3.55~4.75%로 농협은행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부산은행(최고금리 4.63%) 등 지방은행뿐 아니라 신한은행(4.61%) KB국민은행(4.6%) 같은 주요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 상한도 4.6%대로 집계됐다. 최고금리가 4% 아래인 상품은 IBK기업은행의 'IBK주택담보대출'(3.98%)과 전북은행 'BEST고정금리모기지론'(3.95%) 두 개뿐이었다. 농협은행의 주담대 인기 상품인 '채움고정금리 모기지론' 금리는 최저 3.13%, 최고 4.47%다.
지난달에 은행들이 실제 판매한 각 주담대 상품의 금리를 평균한 전월 취급 평균 금리는 농협은행과 광주은행이 각각 4%를 넘었다.
주담대 금리대가 심리적 저항선인 5%를 넘은 이유는 올 5월과 지금이 비슷하다. 은행이 취급하는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국내 금융채 장기물 금리를 따라간다. 금리가 고정으로 유지되는 기간(5년)과 만기가 똑같은 금융채 5년물 금리를 기준금리로 삼는데, 이 5년물 금리에 영향을 주는 것이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다.
3월과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 올리고 앞으로도 추가 인상에 나설 것을 시사한 영향으로 5월 당시와 현재 미국 장기 국채 금리는 3%를 넘어 고공행진했다.
주담대 금리가 1%포인트 올라갈 때 차주가 내야 하는 이자는 크게 늘어난다. 2억원을 만기 20년, 원리금균등상환 방식으로 빌리면 금리가 연 5%일 때 내야 하는 총이자는 1억1678만원으로 4%일 때 9086만원보다 2592만원 더 많다.
치솟은 금리 탓에 당장 새롭게 주담대를 받는 사람과 과거 받은 대출의 고정금리 기한이 다 돼 변동금리 대출로 바뀌는 차주들 부담이 커졌다. 특히 최근 잇따른 부동산 규제에도 불구하고 주담대 규모가 계속 늘고 있는 것도 불안 요소다. 9월 국민·신한·우리·KEB하나·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394조9071억원으로 8월보다 2조6277억원 증가했다. 하루 평균 1545억원이 뛴 것인데, 이는 직전 달인 8월보다 20% 가까이 많은 금액이다.
소비자 이자 부담이 늘어난 만큼 은행들이 가져가는 이자수익이 과도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정훈 자유한국당 의원이 금융위원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은행
[김태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