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달픈 탄광 일이 사양산업에 접어든지 오래지만, 지금도 캄캄한 막장 안에서 묵묵히 석탄을 캐내는 이들이 있습니다.
김형오 기자가 지하 300m 막장 안에서 그들을 만나봤습니다.
강원도 태백에 위치한 장성광업소.
덜컹거리는 인차를 타고 캄캄한 갱구 안으로 들어가봤습니다.
제법 널직한 휴식공간의 천정에는 검은 비닐봉지가 매달려 있습니다.
쥐가 파먹지 못하게 매달아 놓은 광부들의 도시락입니다.
입구에서 2천800미터. 인차에서 내려 지하 300미터를 더 가면 갱구 끝이 나옵니다.
<김형오 기자> - "여기가 이른바 막장이라는 불리는 갱구 끝입니다. 여기서 캐내는 무연탄은 하루 90톤, 연탄 3천860장을 만들 수 있는 양입니다."
24시간 3교대로 이뤄지는 근무시간. 한번 들어가면 8시간 동안 어둠과 먼지속에서 사투를 벌여야 합니다.
막장 안 온도는 28도. 가만히 있어도 땀에 흥건히 젖다보니 작업복만 3벌을 갈아 입습니다.
<기자> - "이렇게 힘든 일을 계속하는 이유가 있으신가요?
인터뷰 : 김정곤 / 광부 (25년 경력) - "먹고 살아야죠"
요즘은 사람이 직접 곡갱이로 탄을 캐지 않고 폭탄을 이용하다 보니 조금은 일이 수월해졌습니다.
그래도 광부수는 최대 활황기였던 1979년 4천600명에서 지금은 천여 명으로 줄었습니다.
인터뷰 : 문명기
국제 원자재값 급등으로 탄광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지만, 이들의 얼굴에는 검은 탄가루에 가린 진한 인생만이 간간히 엿보일 뿐입니다.
mbn뉴스 김형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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