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사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여신금융협회가 회원사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카드사 수익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가맹점 수수료율 협상에서 업계의 목소리를 잘 대변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회원사들은 만시지탄(때가 늦은 감이 있다)이지만 공식적으로 수수료율이 최종 확정되기까지 시간이 남았으니 지금이라도 협회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2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내년 카드사의 가맹점 수수료를 1조원 절감하기로 하고 당정협의를 거쳐 조만간 최종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이날 가맹점 수수료와 관련 카드사 적격 비용 및 인하 여력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해명했지만, 사실상 가맹점 수수료를 이 같이 대폭 인하하는 방향으로 갈피를 잡았다는 게 업계 안팎의 전언이다. 당국은 관계기관 T/F, 당정협의 등을 거쳐 11월중 가맹점 수수료율 최종안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당국은 이미 알려진 1조원보다 가맹점 수수료를 더 절감하는 방안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조원은 지난해 8개 카드사의 가맹점 수수료 를 포함한 수익 11조6784억원의 8.6%에 해당하는 규모다. 당국은 카드업계에 불필요한 여론전을 하지 말라고 입단속을 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2012년 여신금융전문법 개정으로 당국과 카드업계는 매출액 5억원 이상 가맹점을 대상으로 3년마다 카드 결제에 수반되는 원가와 카드사의 수수료 수익을 따져 가맹점 수수료율을 재산정해오고 있다.
당국은 카드사가 마케팅 비용을 줄이면 가맹점 수수요율 원가를 0.23∼0.25%포인트 낮출 여력이 있다고 보고 있으나, 업계는 최대한의 원가 인하 폭이 0.14∼0.15%포인트라고 맞서고 있어 인식차가 큰 상황이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카드업계는 가맹점 수수료 협상에서 업계의 목소리를 제대로 대변하지 못한 여신협회에 따가운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일부 카드 회원사는 "만시지탄이지만 지금이라도 역할을 해야 한다"고 절박함을 호소했다. 오는 25일 가맹점 수수료 관련해 손병두 금융위원회 사무처장과 여신협회, 카드사 임원이 모여 회의를 하는데 이 자리에서 만큼이라도 협회의 업계 대변을 촉구한 것이다. 이날 자리는 사실상 당국이 업계에 인하된 가맹점 수수료율을 통보하는 자리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한 이행 계획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여신협회는 가맹점 수수료율 관련 업
업계 관계자는 "앞서 보안강화를 위해 추진한 포스단말기 관련 60억원대 비리 의혹이 터져 나왔을 때도 업계의 입장을 잘 대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