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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부 입김 더 세진 수탁자책임委…"기업 압박하는 수단될라"

기사입력 2018-10-28 17:47 l 최종수정 2018-10-28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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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를 주도할 민간 전문가 기구인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가 닻을 올렸다. 수탁자책임위는 횡령·배임 등 대주주 일가와 경영진의 사익 편취 행위, 저배당, 계열사 부당 지원 등 '불량기업'을 솎아낼 저승사자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된다.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이후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가이드하면서 권한과 책임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위원 인선 과정 등 여전히 정부 입김이 강하다는 것은 우려할 만한 요소다.
28일 국회 김승희 의원실(자유한국당)에 따르면 이달 초 새로 구성된 수탁자책임위는 크게 주주권 행사와 책임투자 두 개 분과로 나눠 선임이 이뤄졌다. 주주권 행사 분과가 국민연금이 투자한 기업에 대한 사후 조치를 마련하는 성격이 강하다면 책임투자 분과는 기업의 투자 제한과 변경 등 투자 대상 결정 시 사전 조치를 도맡는다.
이번에 신설된 수탁자책임위는 자문기구 성격인 기존 의결권 행사 전문위에 비해 권한이 대폭 늘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의결권 행사 방향을 판단하기 곤란해 결정을 요청한 사안뿐만 아니라 위원 3인 이상이 요구하면 직접 안건을 상정해 의결권 행사 방향을 결정할 수 있다. 아울러 공개중점관리기업 선정이나 해당 기업에 대한 공개서한 발송 등 국민연금의 공개적인 주주권 행사를 전담한다.
특히 해당 위원회는 앞으로 '불량기업'에 대한 감시 범위를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국민연금이 밝힌 '주주권 행사 전체 로드맵'에 따르면 내년부터는 저배당 기업만을 대상으로 하던 중점관리기업 지정을 횡령과 배임, 경영진의 사익 편취 행위 등으로 확대한다. 중점관리 기업으로 지정되면 2년 이상 비공개로 기업과의 대화 등을 통해 개선점을 찾는데, 수탁자책임위가 의결하면 즉각 공개서한 발송과 경영진 면담 요구 등 공개 활동이 가능하다.
민간 자산운용사의 의결권 행사 등 금융투자업계에 미치는 영향도 만만치 않다. 국민연금은 위탁한 기금을 운용하는 민간 자산운용사에 의결권을 위임하겠다는 방침을 검토하고 있는데, 수탁자책임위는 민간 운용사에 의결권을 위임하거나 회수할 수 있는 권한을 맡는다. 아울러 수탁자책임위가 사안이 중요하다고 판단하면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방향을 사전에 공개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민간 자산운용사 입장에서 일종의 의결권 행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
기존 자문기구에 비해 권한과 책임이 부쩍 커졌지만 여전히 정부 입김이 강한 구조라는 점은 우려를 자아낸다.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은 외부 자문기구에 대한 독립성을 크게 강화하겠다고 했지만 기존과 달라진 게 없다는 평가다. 사용자와 근로자 등 가입자단체에서 복수 후보자를 추천하면 정부가 최종 위원을 위촉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번 위원 선임 과정에서도 가입자단체에서 후보자로 주주권 행사 분과 28명, 책임투자 분과 24명을 추천했지만 최종 후보자 14명에 대한 위촉은 정부가 맡았다.
위원 구성 역시 정부 영향력이 여전히 강하다는 평가다. 기존 9명으로 구성돼 있던 의결권전문위원회는 정부와 국책연구기관이 추천한 인사가 3명이었지만 신설된 수탁자책임위는 14명 중 정부 혹은 국책연구기관이 추천한 인사가 5명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실무평가위원회에서도 수탁자책임 위원을 사용자와 근로자 지역가입자 단체가 추천한 전문가로만 구성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지만 이번 위원 위촉 과정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위원 명단을 보니 아홉 분 정도가 진보 성향이 강한 분, 정부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한 분인 것으로 보여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과거 의결권행사전문위원으로 활동한 적이 있는 A교수는 "경영학과나 경제학과 교수 위주에서 시민단체 관계자 등 인적 구성이 다양해진 것이 이번 위원 구성의 특성"이라며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이후 연금 사회주의 우려 등 그 어느 때보다 정부에서 자유로운 조직이 필요한데, 여전히 독립성 확보에는 의문이 든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김 의원은 "수탁자책임위원회는 개별 기업 경영에 과도하게 개입하거나 시장을 교란하는 일이 없도록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돼야 한다"며 "이른바 집사 역할을 하겠다는 정부가 '주인' 행세를 하지 않는지 지속적인 감시와 견제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내세운 수탁자책임위의 투명성·책임성 강화 방안 또한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수탁자책임위원 구성이 마무리된 지 한 달 가까이 지나서도 정부가 별도로 위원

명단을 발표하지 않은 데다 두 차례 회의 결과 역시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수탁자책임위는 10월 들어 두 차례 회의를 진행했다. 지난 5일에는 위원 구성 후 향후 위원회의 운영 방안 등을 논의했고, 지난 22일 회의에서는 일본 전범 기업에 대한 투자제한 검토가 이뤄졌다.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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