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시장 공모규모는 최근 4년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상장 기업이 소형주에 집중된 결과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10월말 기준 코스피는 11곳, 코스닥은 88곳이 청구서를 접수해 신규상장을 위한 일정을 진행 중이다. 이들 중 코스피 시장에는 5곳이, 코스닥 시장에는 41곳이 연내 상장을 완료했다. BNK투자증권은 코스피 시장에는 8곳이, 코스닥 시장에는 67곳이 연내 신규상장을 완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상장 기업 개수는 IPO시장 활황이 시작된 지난 2015년(73곳) 이후 가장 많은 상황이다. 다만 시장 공모규모는 최근 4년 중 역대 최저치다.
올해 코스피와 코스닥 공모시장의 규모(공모가액의 합계와 평균)은 391억원이다. 지난 2015년 558억원, 2016년 938억원, 2017년 1266억원인 것과 비교했을 때 확연히 낮은 수준이다. 올 한해 상장 기업 규모가 1조원 이상인 곳이 전무할 정도로 소형주에 집중된 결과다.
올 연말에는 수요예측 일정이 매주 4~7곳까지 몰려 상장에 도전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강행군이 될 전망이다. 평균적으로 1주당 1~2개의 수요예측이 진행되는 게 일반적이지만 하반기 강세가 뚜렷한 시장 특성상 연말에 수요예측이 쏠리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문제는 수요예측 일정이 몰리면 자원분산 효과로 예측 결과가 약세로 이어질 수 있어 공모 희망가의 하단에서 공모가가 확정되는 경우가 속출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올해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는 한 기업 관계자는 "최근 증시가 변동성이 크고 신규 상장한 기업들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면서 신규 상장에 우려가 있는 것도 현실"이라며 "하지만 과도하게 저평가되지만 않는다면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을 방증하듯 최근 연내 신규상장에 도전한 2곳의 기업이 공모 철회를 결정했다.
삼보모터스의 자회사 프라코는 지난달 18일 코스피 상장 추진을 철회한다고 공시했다. 수요예측 부진 탓이다.
회사 측은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했으나 투자자들이 기업가치를 정확하게 평가하기 어려운 현재 증권시장에 따라 대표주관회사 등의 동의 하에 잔여 일정을 취소하고 철회신고서를 제출한다"며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자에게 주식을 배정하지 아니한 상태이며, 일반투자자에게도 청약을 실시하기 이전이므로 투자자 보호상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프라코는 2016년에도 코스피 상장을 추진했으나 당시 희망 공모가 범위가 기관이 평가한 적정 공모가보다 높다는 지적을 받고 상장을 철회한 바 있다.
전자부품 제조기업 드림텍도 코스피 상장 추진을 철회한다고 지난 2일 공시했다. 드림텍은 내년 초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를 재추진 할 계획이다.
김학섭 드림텍 대표이사는 "최근 불투명한 대내외 여건 상 변동성이 극심한 현재 증권시장에서 투자자들이 기업가치를 정확하게 평가하기 어려워 대표주관회사 등의 의견을 수렴하여 잔여일정을 취소하고 연말 또는 내년 초에 재추진 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대어급 IPO 기업으로 분류되던 SK루브리컨츠, 카카오게임즈 등도 자진 상장 철회를 결정한 바 있다. 하반기 상장이 예상되던 바디프랜드도 상장 시기를 내년
최종경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에 단지 집중된 일정 탓에 낮은 공모가로 상장하는 우량 기업의 경우 해가 바뀌며 높은 수익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이러한 일정 변수를 적극 활용하는 것도 좋은 투자전략으로 추천한다"고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김현정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