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에 대한 전망은 지난 3분기까지 당초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선진국 경제는 미국과 일본의 호조로, 신흥국은 중국의 성장세 약화에도 브라질과 인도가 예상외로 선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달러는 예상보다 강한 미국 경제성장과 임금 상승 폭 확대, 연준의 연간 네 번의 금리 인상 추진 등으로 강세 기조가 나타났다. 미·중 무역전쟁은 미국과 중국이 각각 상대국 수입품에 대해 2500억달러, 1100억달러 규모 관세를 교환함으로써 예상보다 심화됐다. 시장이 큰 변동성을 보인 것은 경제 펀더멘털보다는 미 연준의 매파적인 금리 인상과 달러 강세, 미·중 무역분쟁에 더 크게 반응한 결과로 위험 회피 성향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판단이 맞는다면 시장 변동성은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우선 시장과 경제 펀더멘털 간 괴리가 좁혀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괴리는 미국이나 글로벌 경제가 호조를 보여도 경기확장기의 막바지에 있어서 곧 경기침체기로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그러나 많은 전망기관은 글로벌 경제의 성장세 약화가 이미 가시화하고 있으며, 대부분 국가의 내년 성장률이 올해 수준을 하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두 번째는 달러화 강세 전망이다. 미 연준은 오는 12월을 포함해 내년 말까지 총 네 차례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올해 말 양적완화를 위한 자산 매입을 종료하고 내년 3분기부터 금리를 인상하는 통화정책 정상화를 예고했다. 그러나 유로 지역의 예상보다 약한 경제 성장세와 이탈리아 등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 가능성이 이러한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한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이는 유로화 약세 요인이며, 동시에 달러화 강세 요인이다.
세 번째는 미·중 무역분쟁에 대한 불확실성이다. 양국 간 무역갈등은 단순한 무역 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한 수준이 아니라 패권 경쟁의 한 단편이라는 평가다. 따라서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 축소만으로 해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또한 미국이 요구하는 중국의 합작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요구 및 산업보조금 지급 등 불공정한 관행 폐지, 지식재산권 보호 등은 산업·기술 고도화를 통한 경제 선진화를 도모하는 중국이 수용하기 쉽지 않은 사항들이다. 이달 말 예정된 주요 20개국(G20) 미
[장재철 KB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