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이더M ◆
CJ ENM이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 지분 매각 향방 여부를 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지분 인수자가 재무적 투자자(FI)인지 전략적 투자자(SI)인지에 따라 일장일단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주가 흐름이 부진하다는 점도 변수다.
CJ ENM은 투자금 조달 및 상호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문화콘텐츠 기업, 방송사, 통신사 등에 스튜디오드래곤 지분 10~20%를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스튜디오드래곤 시가 총액은 2조9000억원 수준이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J ENM은 스튜디오드래곤 인수후보가 FI일 경우 지분 10%, SI일 경우 지분 20%를 매각하는 방안을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FI는 기업이 인수·합병(M&A)을 추진하거나 대형 개발사업 등을 진행할 때 부족한 자금을 조달해주는 투자자로,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배당금이나 원리금 형태로 수익을 취한다.
SI는 경영권 확보를 목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투자자를 의미한다. SI는 기업의 상황을 공유하면서 공동 경영자로 참여하기도 한다.
스튜디오드래곤 인수자로 FI를 낙점할 경우 CJ ENM은 30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해 해외 콘텐츠를 강화할 전망이다. SI에 대한 매각 시나리오보다 예상되는 투자 유치 규모는 적지만 국내 드라마 제작 산업에서 강한 영향력을 이어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경우 지분 매각 이후에도 스튜디오드래곤 경영과 관련해 투자자로부터 자유로운 행보를 이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SI가 인수자로 낙점됐을 때의 장점은 투자대금 유치 금액이 두 배인 6000억원으로 늘어난다는 점이다.
다만 투자자가 경영 참여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면 지분 매각에 따른 시너지와는 별개로 향후 시장에서 CJ ENM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증시 침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지분 매각에 나서더라도 '제값'을 받을 수 있느냐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코스닥 시장에서 스튜디오드래곤은 최근 3개월 동안 최고가와 최저가로 각각 11만9000원(10월 1일), 8만5600원(10월 30일)을 기록하는 등 롤러코스터를 타는 모습이다. 이날 스튜디오드래곤 주가는 전날 대비 6.67% 급등한 10만4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 같은 반등세에도 증시가 전반적인 침체에 빠져 있다는 점은 여전히 부담이다.
특히 스튜디오드래곤에 대한 공매도가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스튜디오드래곤 공매도를 위한 대차수수료는 국내 최고 수준인 연 14%에 달할 정도"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정석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