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바 분식회계 결론이후 ◆
15일 금융당국과 회계업계에 따르면 증권선물위원회 결정에 따라 4조8000억원으로 평가된 삼바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이하 에피스)를 장부가격으로만 모두 수정할 때에도 자본잠식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평가됐다.
유상증자, 상장을 통한 공모,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등으로 3조원에 가까운 자금이 유치돼 있기 때문에 자본잠식까지 치닫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특히 증선위가 4조5000억원 규모의 분식회계를 지적했지만 이 중 절반은 회계상 바이오젠이 실행할 수 있는 콜옵션 부채로 잡혀 있다. 일반적인 분식회계는 '없는 이익'을 늘린 만큼 자본에서 차감하는 과정을 거치지만 삼바 사건은 콜옵션 행사 가능성에 따른 자회사의 공정가치평가금 반영이라는 특수한 사례이기 때문에 셈법이 다르다.
쉽게 풀면 에피스에 대한 가치를 4조8000억원으로 반영할 때 삼바의 지분은 50.1%이기 때문에 약 2조4000억원을 반영할 수 있고 기존 장부가격 기록액인 3000억원을 뺄 경우 실제 환입된 숫자는 2조1000억원 수준이다. 실제 삼바는 각종 비용 등을 제외하고 2015년 2조642억원을 영업외이익으로 반영했다. 삼바는 이익 반영과 동시에 약 2조4000억원어치의 남은 에피스 가치를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을 가능성에 대비한 콜옵션 부채로 반영했다.
이 가치들은 시간이 흘러 2017년 말을 기준으로 대략 자산 7조원, 부채 3조원, 자본 4조원의 삼바 회계를 만들었다. 사실상 2조원씩 반영됐던 이익과 부채를 동시에 감소시켜야 한다는 게 증선위의 핵심 결정으로 이를 반영하면 자산 3조원, 부채 1조원, 자본 2조원으로 변화된다. 부채비율은 75%에서 50%가 되면서 건전성은 더 좋아지는 셈이다. 한 회계사는 "2015년부터 삼바가 올린 이익이나 손실 등을 반영하면 2000억~3000억원의 변동이 있겠지만, 큰 틀에서 보면 부채와 자본이 에피스 지분비율대로 2조원씩 빠진다고 쉽게 이해할 수 있다"며 "소규모 회사는 자본잠식에 빠졌을 가능성이 높지만, 삼바는 워낙 많은 자본이 투입돼 있고 2015년부터도 추가 자본 투입이 많았기에 자본잠식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삼바는 2014년 자본이 6300억원에 달했고, 2015년 유상증자로 2300억원을 추가 투자했다. 이듬해 상장 공모 과정에서 1조4000억원을 조달했다. 올해는
금융당국 관계자는 "증선위 징계 과정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삼바에 대한 회계변경 시뮬레이션을 해본 결과 문제가 된 2015년에는 일시적인 자본잠식이 발생할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상장을 통해 조 단위의 자금을 조달한 만큼 자본잠식 가능성이 낮았다"고 설명했다.
[진영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