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사 중 가장 먼저 시작한 곳은 코인원이다. 지난 8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코인원 인도네시아 서비스를 정식 오픈해 국내 거래소 중 최초로 해외 진출을 선언했다. 빗썸과 업비트도 두 달도 안 돼 뒤를 이어 해외에 진출했다. 빗썸은 지난 10월 15일 홍콩에 탈중앙화 거래소(DEX)를, 업비트는 같은 달 30일 업비트 싱가포르를 각각 시작했다.
해외를 향한 3사의 관심은 최근에도 계속되고 있다. 코인원은 지난달 29일 몰타에 암호화폐 거래소인 씨젝스를 열었다. 사흘 후인 이달 1일에는 빗썸이 핀테크 기업인 시리즈원과 계약을 맺고 미국에 증권형 토큰 거래소를 설립할 계획을 공개했다. 업비트 역시 코인원이 먼저 선점한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태국 등 동남아 지역에 거래소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고 지난 5일 밝혔다.
이들이 해외로 나가는 이유로는 불확실한 규제에 따른 국내 암호화폐 거래 환경의 악화가 첫손에 꼽힌다. 이석우 두나무 대표는 지난 9월 싱가포르 진출 계획을 밝히며 "국내 거래 환경이 좋아지기만 기다리다가는 글로벌 시장에서 뒤쳐질 것 같아 해외 진출을 선택하게 됐다"며 "국내에도 규제가 확립돼 국내 업체들의 경쟁력이 살아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암호화폐 거래 환경의 차이는 업비트가 해외 진출지로 선택한 싱가포르와 비교할 때 두드러진다. 싱가포르는 지난해 11월 암호화폐공개(ICO) 가이드라인을 밝히면서 ICO에 친화적인 국가로 부상했다. 거래소를 포함한 블록체인 기업 입장에서는 ICO를 진행할 때 명확한 기준이 있어야 운영하는데 위험 부담이 적다.
빗썸이 미국에 설립할 증권형 토큰 거래소 역시 명확한 규제 안에서 운영돼야 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증권형 토큰 발행 시 기존 증권 발행과 같은 규제를 준수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투자자 보호를 위한 공시 의무를 지키고 제 3자를 통해 재무재표까지 공개해야 하므로 법적 규제가 이전보다 더 엄격하게 적용될 전망이다.
두번째 이유로는 사업 다각화가 꼽힌다. 업비트 관계자는 최근 밝힌 동남아 시장 진출 계획에 대해 "동남아는 상대적으로 한국 기업이 빠르게 진출할 수 있는 지역"이라며 "이를 시작으로 다른 지역도 계속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주요 거래소 관계자 역시 "결국 폐업을 결정한 지닉스 사태에서도 알 수 있듯이 국내에서는 거래소 사업에서 다양한 모델을 자유롭게 실험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면서 "암호화폐 친화적인 해외 국가를 먼저 선별해 국내에서 할 수 없는 활동들을 해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3사 모두 국내 거래소 활동을 축소할 계획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빗썸 관계자는 "해외 진출 선언을 했다고 국내 활동에 어떤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글로벌 전략으로 받아들여 호재로 해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업비트 관계자도 "국내 활동을 축소할 계획은 전혀 없다"며 "적극적인 해외 진출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다양한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경쟁력을 키워나갈 발판으로 삼
코인원 관계자도 "국내 거래소의 비중을 줄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거래소 업계가 워낙 글로벌로 특화된 영역이다 보니 국내에서만 한정해서 하기보다는 해외로 진출한 각 거래소를 연동시켜 하나의 큰 연결고리로 만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지영 D.STREET(디스트리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