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당장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긴 힘들다는 신중한 전망이 우세하지만 무역전쟁 우려 완화에 따라 양국 증시의 반등을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회담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
28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국내에 설정된 166개 중국 펀드는 올해 평균 -20.6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중국 증시가 무역전쟁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올해 초 고점 대비 28.2%(상하이종합지수 기준) 하락한 결과다. 올해 해외 주식형 펀드 중 가장 저조한 성과를 낸 중국 펀드는 최근 6개월과 3개월을 기준으로도 수익률이 각각 -21.42%, -8.30%로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중국 증시가 하락세를 멈추면서 중국 펀드 역시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그간 마이너스 수익률에 허덕이던 중국 펀드는 최근 1개월 수익률을 기준으로 0.67%의 수익을 냈다. 연초 이후 지난 3분기 말까지 2710억원이 빠져나갔던 중국 펀드는 이 기간 284억원이 순유입되며 투자심리가 회복되는 모양새다. 미·중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이 무르익은 최근 일주일 동안에는 투자금 91억원이 들어왔다.
권정훈 KTB자산운용 멀티에셋본부장은 "대외적으로는 미·중 무역갈등이 촉발됐고 대내적으로는 기업들의 부채 축소(디레버리징) 이슈가 불거지면서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됐다"며 "주가가 빠진 것에 비해서는 기업들 이익이 크게 줄지 않았고, 이달 말부터 정상회담 등 정치 이벤트가 펼쳐질 것으로 기대돼 투자심리가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중국 증시에 대한 신중론이 우세하다. 박인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의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18배로 2014년 초 PBR 1.03배보다 약간 높다"며 "중국 시장이 올해 큰 폭의 조정에도 불구하고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다고 확신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어 박 연구원은 "수급이 아닌 실적에 의한 중국 주가 상승은 3월 양회에서 경기 부양책이 발표되고, 이후 효과가 나타날 내년 하반기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또 다른 무역전쟁 당사국인 미국 증시는 최근 불안감이 확산하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는 모양새다. 연초 이후 올해 3분기까지 3957억원이 순유입됐지만 최근 1개월 동안에는 170억원이 빠져나갔다. 국내에 설정된 44개 북미 펀드는 올해 -0.84%의 수익을 내 같은 기간 해외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인 -12.22%를 크게 웃돌았지만 최근 1개월 동안은 -2.51%의 수익을 내며 숨 고르기에 들어간 상태다.
북미 펀드에 대한 투자심리 위축은 내년도 미국 기업 실적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올 3분기 순이익 성장률이 201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기업 수익이 좋지만 내년부터는 이익 모멘텀 둔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크다. 특히 시장 주도주인 '팡(FAANG, 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 기업이 포진된 정보기술(IT) 업종의 상승세 둔화가 시장 전체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다.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4분기 실적 가이던스를 발표한 S&P500의 기업 88곳 중 61곳이 부정적인 주당순이익(EPS) 가이던스를 제시했다.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기업은 27곳에 불과했다. 3분기 미국 증시에 상장된 기업들 중 390개 기업이 매출액 서프라이즈, 300개 기업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데 비하면 분위기가 크게 바뀐 셈이다.
이재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이 미·중 무역전쟁의 부정적인 효과를 이미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