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외부 전문가들에게 의뢰한 조사에서 우리나라 은행업이 과당경쟁 상황은 아니라는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은행들은 이번 평가 결과가 자의적인 부분이 있다는 반응이다.
금융위원회는 외부 전문가 11명으로 구성된 '금융산업 경쟁도평가위원회'가 은행업 경쟁도를 평가한 결과를 2일 공개했다. 평가위는 올해 9월부터 은행업에 대한 경쟁도를 평가한 결과 "국내 은행업권은 지금보다 경쟁이 더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평가위는 은행업이 과당경쟁 상황인지, 적절한 경쟁 상황인지, 경쟁의 정도가 낮은 독과점 상황인지를 따져봤다. 그 결과 한국의 은행들은 적절한 경쟁보다 숫자가 많지만 아직 과당경쟁 상태는 아니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상위 6개 은행의 규모가 하위 은행들과 큰 격차를 유지하면서 고착된 상태란 점도 현행 시장 상황을 '경쟁이 불충분하다'고 판단한 이유로 제시했다.
평가위는 이런 분석 결과를 토대로 은행 산업의 경쟁도를 끌어올리고자 신규 진입을 허용하는 방안을 고려하라고 제안했다. 단기적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신규 인가를, 중장기적으로 은행업 인가 단위를 세분화한 소형 전문은행이 은행업의 경쟁도를 끌어올리는 데 적절하다는 평가다. 금융위는 이 같은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이달 중 인터넷전문은행 신규 인가 추진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은행업계는 이 평가 결과에 동의하지 않는 분위기다. 한 은행 관계자는 "미국 법무부 기준에 대입해보면 한국의 은행시장은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 해당한다"며 "평가위가 인터넷전문은행 신규 인가를 추진하는 정부의 눈치를 본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인터넷은행 신규 설립에 참여
한 금융사 핀테크 담당 임원은 "대형 금융사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정보기술(IT) 업계 파트너는 네이버뿐"이라며 "네이버 외에 다른 업체가 인터넷은행을 설립한다 해도 제대로 된 영업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김동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