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대희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앞줄 가운데)이 지난 3일 경기도 파주시 금영제너럴에서 열린 스타기업 현판식에서 금영제너럴 임직원들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 제공 = 신용보증기금] |
윤대희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은 '소통'을 강조한다. 창의적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고 판단되면 언제 어디서 누구를 만나든 개의치 않는다. 지난 6월 취임 첫날에도 취임식 대신 곧장 일선 영업점으로 달려간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윤 이사장은 지금도 수시로 영업점을 방문해 직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전국에 산재한 중소기업을 방문해 현장 목소리를 듣고 이를 신보 업무를 처리할 때 반영하고 있다.
신보의 혁신 방향을 결정하기 위해 정부·학계·금융계·언론계·고객 등 외부 전문가들이 포함된 '미래발전위원회'도 구성했다. 신보가 조직과 업무 혁신을 위한 논의에 외부인을 참여시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위원회를 통해 마련한 혁신안은 내년 초부터 실행할 계획이다.
이 같은 윤 이사장 행보로 신보 체질이 바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금융업계 고위 관계자는 "윤 이사장은 기획재정부와 청와대 등을 거치면서 현장과 소통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체득한 것 같다"며 "그동안 신보가 찾아오는 중소기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역할에 치중했다면 최근에는 적극적으로 신보가 도울 수 있는 기업을 찾아나서고 있다"고 달라진 점을 요약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스타트업의 본격 성장을 돕는 '스케일업(Scale-up) 지원 프로그램' 도입이다. 그동안 많은 스타트업이 "스타트업이 자리를 잡고 본격 영업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모든 정책 지원이 끊기는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을 통과하게 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독일이나 일본 등과 달리 한국 스타트업들이 창업 3~4년 후부터 성장이 정체되거나 사라지는 이유가 그 때문이란 해석도 많다.
신보는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미래 신시장에 과감하게 도전하는 '퍼스트 펭귄 기업'과 4차 산업혁명의 혁신적 기술을 갖춘 '4.0 스타트업 기업'을 선정해 창업 3년이 경과하면 기업당 최대 50억원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이번에 도입한다. 비즈니스 모델이 완성된 혁신 창업 기업이 유니콘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사다리를 만들어주는 셈이다. 이에 더해 신보를 이용하는 스타트업들의 민간투자 유치를 지원하기 위한 각종 행사도 준비하고 있다.
사회문제로 대두된 일자리 창출에도 적극 대응하기 시작했다. 신보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 역량평가' 시스템을 도입해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는 기업에 더 많은 혜택을 주기로 했다. 이때는 예전과 달리 고용 창출 규모뿐 아니라 고용의 질적 수준까지 함께 평가해 저소득 일자리만 양산되는 부작용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중견기업 육성 제도도 강화한다. 신보는 독자 기술을 갖고 있는 강소기업 10개를 '신보스타기업'으로 선정했다고 6일 밝혔다. 국내 6위 엘리베이터 제조업체인 금영제너럴을 비롯해 반도체·평판디스플레이 제조용 금속구조물 제조업체 일신정밀, 조미김 제조업체인 광천김 등이 선정됐다.
신보 스타기업 제도는 글로벌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지원해 최저 보증료율(0.5%)을 적용해 유동화회사보증 회사채 발행금리 우대, 매출채권보험료 할인(20%), 맞춤형 특화컨설팅 지원 등 다양한 지원을 해주는 제도다. 2011년부터 지금까지 총 110개 기업이 스타기업으로 선정됐다.
이들 가운데 지난 5월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자회사 오토나비와 손잡고 중국 시장에 진출한 중소기업 '모트렉스'는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2013년 스타기업으로 선정된 후 경영 혁신을 통해 2017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올해 중국 차이나유니콤과 제휴하고, 알제리 자동차 업체인 TMC와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글로
윤 이사장은 "우량 강소기업 육성을 통해 경제의 혁신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는 것이 신보의 사명이자 보람"이라며 "국내 최고의 중소기업 종합 지원 기관인 신보가 글로벌 중견기업의 체계적 육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은 기자 / 이승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