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형 펀드 규모가 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수익률은 마이너스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83조6413억원으로 2014년 2월 말(84조3573억원) 이후 4년9개월 만에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기 직전인 2008년 8월 말 144조660억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금융위기 이후 주식형 펀드를 중심으로 '펀드 엑소더스'가 진행되면서 지난해 5월 말에는 68조원 수준까지 덩치가 줄었다. 그러다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 올해 1월 말 81조6095억원으로 80조원 선을 재돌파했고 증감을 거듭하다가 지난달 말 83조원대로 올라섰다.
이 같은 증가세는 지난해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 경신을 지속하는 등 유가증권시장이 활기를 보이면서 주식형 펀드에 대한 일반투자자 관심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는 미·중 무역전쟁과 내수 부진, 금리 인상 등 대내외 악재로 증시가 고전하면서 설정액 증가폭이 크지 않지만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 자금이 소폭 유입됐다. 하지만 주식형 펀드에 연일 뭉칫돈이 몰렸던 2008년 '전성기'에 비해 몸집은 아직 60% 수준에도 못 미친다. 주식형 펀드 설정액이 정점을 찍은 2008년 8월 말과 비교하면 지난달 말 설정액은 당시의 58.1% 수준에 불과하다.
주식형 펀드 규모는 반등했지만 올해 수익률은 온통 마이너스 일색이다. 코스피 하락폭보다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 낙폭이 더 가팔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설정액 10억원 이상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을 지난달 말 기준으로 집계한 결과 국내 주식형 펀드는 평균 -16.56%였다. 코스피가 작년 말 2479.65에서 올해 11월 말 2096.86으로 15.4% 떨어진 것보다 더 부진하다.
이 기간 해외 주식형 펀드(-10.94%)나 해외 채권형 펀드(-2.88%) 수익률도 마이너스였다. 지역별로 전체 펀드 수익률을 보면 중국 펀드가 -20.25%로 가장 부진했다. 미·중 무역전쟁, 경제지표 둔화, 위안화 약세 등 악재가 겹친 탓이다. 인도 펀드(-
증시 부진 영향을 비교적 덜 받는 국내 채권형 펀드는 평균 2.36%의 수익을 올렸고 국내 부동산 펀드(2.20%), 해외 부동산 펀드(4.35%) 등도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홍혜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