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그동안 분식회계 의혹으로 곤욕을 치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1일 거래 재개와 함께 하루 만에 18% 가까이 상승 반전하며 바이오 대장주 간에 엇갈린 운명을 보였다. 증권 전문가들은 회계 문제와 별개로 글로벌 바이오시밀러시장이 호황을 맞고 있는 만큼 셀트리온이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실적은 더욱 좋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1일 금감원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의 개발·생산약품 판권을 보유한 관계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등 상장 3사 모두에 대한 감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셀트리온이 제품 판권을 관계사에 넘기면서 생긴 매출채권의 흐름을 전반적으로 다 보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연결회계인 데다 해외 판권은 셀트리온헬스케어, 국내 판권은 셀트리온제약이 가진 구조로 인해 이른바 통행세 의혹이 불거진 3곳 모두에 대한 감리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다른 금융당국 관계자는 "매출이 조 단위에 이르는 회사에서 몇 백억 원대 회계 실수는 감리에서 중징계 사안은 아니다"며 "셀트리온은 개발비 자산화 테마감리를 비롯해 관계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상장 전 감리를 받은 바 있어 결과적으로 수년 동안 고의적인 분식회계를 저지른 비리 등이 나올 가능성은 낮다"고 전했다.
셀트리온 측은 관계사 간 판매권 거래, 매출채권 회수 기간 증가 등을 비롯한 감리에 대해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이날 해명 자료를 통해 "국내 판매권 양도와 관련한 수익은 매출로 판단할 수 있으며, 이는 기업 회계기준에 따른 회계처리"라며 "최근 5개년 동안 협력사에서 회수하지 못한 채권이 단 한 건도 없으며, 매출채권에는 가공(허위) 매출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셀트리온 측은 이어 "매출채권 회수 기간이 늘어나더라도 셀트리온헬스케어는 금융부채가 없고, 현금성 자산을 7000억~8000억원 유지하고 있어 유동성 측면에서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이 감리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셀트리온 3형제 주가는 이날 일제히 하락했다. 셀트리온은 전 거래일 대비 10.02% 하락한 22만원으로,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은 각각 12.04%, 7.92% 떨어진 7만1600원, 5만81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에 반해 상장폐지라는 악재가 제거된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7.79% 오른 39만4000원으로 마감했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두 계단이나 뛰어올라 유가증권시장 4위(삼성전자 우선주 제외)를 차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 상승은 예견된 결과였다. 전날 기업심사위원회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상장 적격 판단을 내렸다. 기업 실적이 안정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재무건전성 또한 문제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경영 투명성은 쟁점이 됐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개선 계획을 받고 문제가 있을 경우 조치를 취하는 형태로 마무리됐다. 여전히 법정에서 분식회계 고의성 여부를 두고 다툼이 진행 중이지만 당장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를 위협하는 요인은 사라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은 모두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주력으로 한다.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 역시 셀트리온의 관계사로, 결국 바이오시밀러 산업 동향에 따라 이들 기업의 실적이 갈린다. 바이오시밀러 산업은 최근 시장 경쟁이 심해지며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지만 여전히 산업 성장성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태영 KB증권 연구원은 "바이오시밀러 업계 가격 전쟁은 계속
양대 바이오 대장주에 연달아 회계 이슈가 생겼지만 바이오주 전반에 미치는 타격은 적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진영태 기자 / 정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