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롯데카드·롯데손해보험 매각 과정에서 고객 빅데이터인 '롯데멤버스'를 어떻게 활용할지를 두고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인수 후보 상당수는 카드·보험보다 롯데멤버스 활용 방식에 더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롯데그룹은 공정거래법에 따라 내년 10월까지 롯데카드, 롯데손해보험 등 금융계열사 매각을 마무리해야 한다. 올해 3분기까지 확보한 회원 수가 771만명가량으로 추산되는 롯데카드는 카드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그동안 축적한 방대한 데이터 때문에 인수 희망 회사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다.
롯데그룹이 롯데카드 매각 전에 '롯데멤버스'를 분사한 것도 롯데멤버스의 방대한 데이터가 롯데카드보다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롯데그룹은 롯데멤버스를 '빅데이터 허브'로 키운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후보들도 일찌감치 롯데멤버스가 확보한 데이터의 가치를 파악하고 있는 만큼 롯데카드·롯데손해보험 인수 과정에서 어떻게든 이를 확보하기 위한 협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롯데멤버스 데이터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향후 인수전 협상 과정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며 "카드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롯데카드 자체만 보고 인수에 나설 후보는 없다. 롯데가 그동안 확보한 빅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확신을 지닌 이들만이 인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빅데이터는 인수자에게 '양날의 검'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명확한 활용 방안을 마련하지 않고 롯데카드 인수에 나서거나 협상 과정에서 이를 확보하지 못하면 부담이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다른 IB 관계자는 "애초에 데이터가 없으면 인수자 입장에서 협상을 할 필요가 없는 만큼 롯데그룹의 결정이 중요할 것"이라고
여기에 막상 가져와도 빅데이터 특성상 '누가' 확보하는 것보다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더욱 중요한 만큼 활용 방안을 놓고 고민이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예를 들어 금융지주의 경우 롯데카드 데이터가 롯데백화점에 기반을 둔 만큼 기존 금융지주 고객 데이터와 차별될 수 있다.
[정석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