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검찰' 공정거래위원회가 프리드라이프, 재향군인회상조회 등 상조업계 상위사들에 자체 단체인 '협회' 만들 것을 주문하고 있어 관치 논란이 일고 있다. 제재 등 행정 권한을 가진 공정위 입김이 피감기관인 상조회사에 압박으로 작용하면서 볼멘소리가 나온다.
17일 상조업계에 따르면 최근 몇 달 사이 공정위 소비자정책국 할부거래과에서 주요 상조회사 임원을 개별적으로 만나 협회 설립 필요성과 함께 참여해 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상조업계에는 상조보증공제조합과 한국상조공제조합 등 2곳이 있으나 업계에 당면한 자본금 증액, 소비자 피해 등 주요 이슈 대응보다는 상조회사 가입 시 소비자들이 낸 선수금을 상조회사로부터 받아 보전하는 '수납' 역할에 그치고 있다.
때문에 공정위는 민원이 많이 발생하는 보험 업종에서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를 운영하는 것과 같이 상보업계에도 이들 협회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손보협회는 금융당국의 행정지침 등을 회원사로 일괄 전달하기 때문에 감독당국은 업무 피로도도 크게 덜고 있다.
협회 설립이 민간 주도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관'이 나서 입김을 내면서 상조업계 내에서 불편한 속내를 털어놓는 목소리도 나온다. 상조회사 관계자는 "공정위가 협회 설립 필요성을 당부한 만큼 신중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며 "업계 내에서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다른 상황에서 협회를 만드는 것에 대해 이견이 많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공정위가 상조회사 관리 편의성을 위해 협회 설립을 언급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관치 논란을 일축하고 있다. "상조업계에 협회 설립을 압박한 적이 없다"며 단순히 언급한 것을 가지고 과민하게 반응한다
일부에서는 공정위가 퇴직 인사 자리를 위한 목적의 하나로 상조업계에 협회 설립 필요성을 언급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현재 상조보증공제조합과 한국상조공제조합에도 공정위 출신 퇴직 관료가 상당수 자리를 꿰차면서 낙하산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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