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부터 자동차보험료가 3%가량 오를 전망이다. 자동차 보험료는 지난 2년간 인하됐지만 최근 보험사 손해율이 급격하게 오르면서 인상이 결정된 것이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상위권 손해보험 3개사가 내년 1월 셋째주에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3.0~3.4%가량 인상한다.
현대해상과 KB손보는 16일, DB손보는 아직 날짜를 확정하지 않았다. 이 경우 내년 1월 16일 이후부터 자동차보험을 갱신해야 하는 고객의 경우 인상된 보험료를 내야 한다.
손해보험 업계는 지난달부터 보험개발원에 요율 검증을 의뢰하며 보험료 인상을 준비해왔다. 자동차보험료를 올릴 때에는 보험개발원 검증이 의무 사항은 아니다. 하지만 자동차보험은 의무보험으로 대부분의 가구가 가입한 만큼 인상률이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인상률에 금융감독당국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업계는 당초 올해 말 인상을 예정했지만 해를 넘기게 됐다. 보험개발원 요율 검증 결과가 늦게 나온 데다 업체 간 눈치싸움이 치열했기 때문이다. 보험료 인상에 앞장서다가 금융감독당국으로부터 미운털이 박힐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동안 자동차보험료 인상은 손보업계 1위인 삼성화재가 주도적으로 나섰지만 이번에 2~4위 업체 3곳이 먼저 인상을 하게 된 것도 이런 이유다.
업계는 그동안 자동차보험료 인상 요인이 최소 7~8% 이상이라고 주장해왔다. 연말 들어 손해율이 90%를 넘어서면서 수익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름의 이상기후가 자동차 손해율 증가에 큰 영향을 끼쳤다. 여기에 지난 6월 표준 정비요금이 현재보다 평균 2.9% 올라가게 됐다. 정비요금 인상분은 전액 보험사 수익에 영향을 주는 구조다.
손해율 인상으로 올해 손보업계는 자동차보험에서 대규모 적자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지난해 1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자동차보험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적자가 2044억원에 달한다.
정부의 눈치를 본 보험사들이 타협으로 제시한 인상률이 3%대 초반이다. 급한 불부터 끄는 차원에서 정비요금 인상분 일부와 손해율에 따른 인상 요인 정도만 반영한 것이다.
3개 업체가 보험료를 인상하면서 삼성화재뿐 아니라 중소형 손해보험사들도 줄줄이 인상 대열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손해율의 경우 대형사보다
그동안 자동차 보험료 인상은 손보업계 1위인 삼성화재가 주도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이번에는 삼성화재를 제외한 상위권 나머지 3개 업체가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하게 됐다.
[이승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