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서 임원들의 물갈이 인사가 한창인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임원 전격 교체를 예고하며 임원 인사 이후 1년 만에 '인적 쇄신' 카드를 꺼내들었다. 다만 사표를 요구받은 임원들의 반발이 만만찮아 인사진통이 예상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지난 27일 은행 부행장을 갈아치웠다. 오보열 전무가 CIB고객그룹 부행장으로, 이계성 전무가 여신그룹 부행장으로, 서남종 전무가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으로, 김남일 전무가 영업그룹 부행장으로 승진해 부행장 모두 교체됐다. 기존 부행장직을 맡고 있던 오평섭 영업그룹부행장과 전귀상 경영지원그룹 부행장은 퇴임했다.
신한금융지주도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의 임기가 내년 3월까지 임에도 불구하고, 교체시기를 앞당겨 4명을 '깜짝 교체'했다. 신한은행장에 진옥동 신한금융 부사장이 내정되면서 위성호 신한은행장은 조기 퇴진하게 됐다.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의 전격 교체는 그 동안 임원들을 '연임'시키는데 그치던 금융권이 최근 채용비리 등으로 진통을 앓으며 변화를 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금융권 관계자들은 이같은 인사에 대해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기대감 또한 내비치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이 강도높은 인사를 할 것이라는 것은 어느정도 예고된 바 있었지만 이같은 물갈이 인사가 단행된 것에 대해 내부적으로 놀라는 분위기"라며 "새로운 리더십으로 그간 불만이 잠재워졌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고 귀띔했다.
윤석헌 금감원장 역시 부원장보 9명 전원에 대해 사표를 요구하며 강도높은 인사를 예고했다. 윤 원장은 지난 26일 임원회의 후 유광열 수석부원장을 통해 부원장보 9명 전원에게 사표를 낼 것을 주문했다.
하지만 상당수 인원이 이에 불응해 인사가 지체되고 있다. 사표를 요구받은 부원장들 모두 모두 3년 임기 중 1년여밖에 소화하지 못한 데다 지난해 개원 이미 최고강도의 임원 인사가 이미 있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지난해 부원장보 이상 임원 13명 전원을 교체하는 개원 이래 최고강도의 임원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금융권은 물론 금감원 구성원들의 반응 역시 엇갈리는 분위기다. 인사적체에 대한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윤 원장이 '인적 쇄신'을 택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지만 잦은 인사로 내부 구성원들의 사기를 떨어트리고 있다는 볼멘 소리 또한 나오고 있다.
금감원 한 관계자는 "그간 금감원에서는 인사적체가 심해 파격인사에 대한 요구사항이 있었던 것 또한 어느정도 사실"
[디지털뉴스국 김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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