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인수·합병(M&A) 시장에서도 '대세' 사모투자펀드(PEF)는 많은 거래를 이끌어냈다. 이 가운데 국내 최대 PEF 운용사 MBK파트너스는 매도자로 나서 조원 단위의 포트폴리오 매각 작업을 잇달아 성사시킨 반면 인수 쪽에선 SJL파트너스와 한앤컴퍼니가 대규모 투자에 나서는 모습이다.
31일 매일경제 레이더M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김병주 회장이 이끄는 MBK파트너스는 올해만 8조2438억원 규모 포트폴리오 매각에 나섰다. 홈플러스 51개 매장을 홈플러스 리츠에 4조2600억원에 매각하는 한편 오렌지라이프를 신한금융그룹에 2조2989억원에 매각하고, 코웨이 경영권을 웅진그룹에 1조6849억원에 넘겼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MBK파트너스가 국내에서 조원 단위의 기업 매각을 성사시켜 본 것은 처음"이라며 "투자 회수 실력을 입증한 만큼 향후에도 투자자 러브콜이 잇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MBK파트너스는 운용자산 덩치를 크게 덜어냄과 동시에 현금 흐름이 탄탄한 곳들을 중심으로 투자도 병행하고 있다.
매각 측에서 MBK파트너스가 큰손이었다면 인수 측에선 SJL파트너스와 한앤컴퍼니가 있었다. JP모건 한국 대표 출신인 임석정 회장이 이끄는 SJL파트너스는 KCC 등과 손잡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올해 최대 규모 M&A인 미국 모멘티브 퍼포먼스머티리얼 인수(3조4798억원)에 성공하는 한편 오랜 세월 동안 조력자 역할을 해왔던 서정진 회장의 셀트리온홀딩스 전환사채에 2000억원을 투자했다.
한상원 대표가 이끄는 한앤컴퍼니는 기업 4곳을 잇달아 인수하며 눈길을 끌었다. SK해운(1조5000억원), SK D&D(1954억원), 조이렌터카(810억원) 등 공정거래법 이슈 관련 매물로 나온 대기업 계열사 중 기존 보유 포트폴리오 기업과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곳들을 사들이는 한편 보유 기업인 한온시스템을 통해 캐나다 마그나 유압제어사업부(1조3813억원)를 인수하며 기업가치 끌어올리기에 나섰다. 이 밖에 SSG닷컴 지분투자(1조원), 유베이스 인수(3800억원) 등을 이끌어낸 어피너티 에쿼티 파트너스, 해양도시가스(6160억원) 등을 인수한 글랜우드PE, 그리고 11번가 지분투자(5000억원)에 나선 H&Q코리아 등도 눈길을 끌었다.
2019년에도 PEF발 국내기업 M&A 집중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IB 관계자는 "M&A 주요 플레이어인 대기업이 해외 기업에만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며 "PEF 외엔 국내기업을 사들일 만한 곳이 많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 2년 새 KKR(펀드조성액 93억달러), 어피너티(펀드 조성액 60억달러), 베인캐피털(46억달러), TPG캐피털(45억달러) 등 아시아 투자에 집중하는 PEF가 결성된 데다 국내 토종 펀드인 IMM PE, 스틱인베스트먼트도 올해 1조원 이상 대형 PEF 결성을 위해 자금을 모집하고 있다.
[한우람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