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에선 삼성그룹주 중 최근 3년간(2016~2018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꾸준히 상승한 종목으로 삼성전자와 삼성SDS를 꼽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올해 실적이 꺾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삼성SDS가 유일하게 실적 상승세를 이어갈 태세다. 특히 주 52시간 근무제 영향으로 공장 자동화 수요가 늘면서 이 업체 IT서비스 사업 수익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일부 증권사는 올해 삼성SDS가 영업이익 '1조클럽'에 들어갈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SDS의 작년 3분기 실적이 증권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이 종목 주가는 작년 9월 이후 11월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4230억원, 1996억원을 기록했다.
실적 발표 직전 증권사들은 영업이익으로 2250억원을 제시했는데 실제 이익은 예상치 대비 11.3% 작게 나와 '어닝쇼크' 수준이었다.
삼성SDS의 양대 사업은 물류와 IT 사업이다. 작년 3분기는 2017년 대비 높은 유가 수준이 유지됐다. 항공·해상 운임 상승에 따라 물류사업 수익성이 뚝 떨어진 것이다. 그러나 작년 4분기 내내 국제유가가 하락 반전되면서 자연스레 물류사업도 정상 궤도에 들어섰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작년 4분기 실적에 대한 증권가 예상은 호평 일색이다.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규제에 따라 제조업체들에 비용 압박이 커지고 있어 삼성SDS의 스마트팩토리(지능형 공정 자동화 시스템) 등 IT서비스 사업 실적이 늘어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또 4분기에는 IT와 물류 사업 모두 계절적 성수기라는 의견도 있다. 정대로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4분기에는 계절적 성수기 진입으로 분기 최대 영업이익이 가능할 것"이라며 "3분기 부진한 실적에 따른 주가 하락이 매수 기회"라고 밝혔다.
2017년 7316억원이었던 삼성SDS 영업이익은 작년 8567억원, 올해 9839억원으로 매년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2016년 이후 올해까지 4년 연속 상승세라는 뜻이다. 이 기간 삼성그룹 계열사 중에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시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은 삼성SDS가 유일하다.
이 같은 성장세는 주력 부문인 IT서비스 사업이 지속적으로 호조를 띨 것이란 전망 덕분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삼성SDS IT사업 영업이익은 올해 8481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전체 영업이익의 86%를 차지해 사실상 IT 종목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 증권사 김동양 연구원은 "클라우드와 스마트팩토리 등 IT 솔루션 매출이 늘어나며 전체 수익성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면서 "IT 수익성 증가로 삼성SDS 영업이익률은 내년에 9~10% 수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주가도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삼성SDS 주가는 작년 11월 23일 바닥을 형성한 후 작년 말 20만원대를 회복했다. 한 달 새 주가가 12.7% 오른 셈이다.
증권가에선 이 종목 주가가 더 상승하려면 이 업체가 삼성전자 등 내부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작년과 비교해 삼성전자 올해 실적이 다소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향후 삼성전자 투자도 줄어들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설비투자 감소는 연간 매출의 70%를 삼성전자에 의존하는 삼성SDS에 악재다. 최근 3년간 흐름을 보면 삼성SDS는 그룹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삼성SDS 연간 매출에서 삼성전자 비중은 2016년 73.8%에서 2017년 73.5%로 낮아졌고 작년에는 3분기 누적 기준으로 71%까지 내려갔다. 이 기간 삼성전자 관련 매출이 꾸준히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그룹 외부 물량이 크게 늘어 삼성전자 의존도가 낮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SDS는 최근 외부 고객사를 늘리면서 대외사업 확대로 실적 안정성까지 갖추게 됐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선 삼성SDS 실적이 구조적 성장기에 진입했다고 평가하면서도 지배구조 개편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분석한다.
작년 6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대기업 총수 일가는 시스템통합(SI), 물류 등 비주력 계열사 지분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발언함에 따라 주가가 단기간에 급락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재용 부회장(9.20%)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