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권사들은 이 종목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으로 13조원 이상을 제시하며 실제 영업이익(10조8000억원)보다 22%나 높게 추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가 작년 12월에 반도체를 거의 판매하지 못했지만 증권사들은 이를 실적 추정치에 반영하지 못해 이 같은 추정 오류가 발생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증권사들은 삼성전자가 예상 실적 발표일에 설명 자료를 보낼 정도로 이례적인 '어닝쇼크'(실적이 예상에 크게 못 미침)였다며 항변하고 있다.
8일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 잠정 실적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9조원, 10조8000억원이라고 공시했다. 사업별 구체적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다.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 동기(2017년 4분기) 대비 28.7% 감소했고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직전 분기(작년 3분기)보다 38.5%나 줄어든 수치다. 특히 증권사 예상치를 크게 밑돈 '어닝쇼크'로 증권가에 충격을 전하고 있다.
실적 발표 전인 지난달 14일 이후 지난 7일까지 14곳의 증권사들이 쏟아낸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은 13조1745억원에 달했다.
키움증권이 14조3000억원을 제시해 가장 높았고 유안타증권이 11조9000억원을 내놓으며 가장 낮게 예상했다.
그러나 가장 낮은 수치를 내놓은 유안타증권조차 실제보다 1조원 넘게 추정했을 정도로 국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 실적을 과대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 3분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동시에 예상보다 높은 반도체 사업 이익이 나와 이를 감안한 낙관적 추정이 주를 이룬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실적 전망이 어긋난 것은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77.7%(작년 3분기 기준)를 차지하는 반도체 사업에 대한 추정이 틀렸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작년 3분기까지 누적(1~9월) 영업이익은 36조8100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 직전까지 작년에 매달 반도체 사업으로 4조원씩 번 셈이다. 증권사들은 글로벌 경기 둔화 예상 속에서도 삼성전자가 작년 4분기에 매달 3조원씩은 벌어들였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주요 증권사들은 작년 4분기 예상치를 내놓으며 반도체 사업 이익 추정치로 9조~10조원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날 잠정 실적이 예상을 크게 밑돌자 증권사들은 부랴부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이익을 기존 예상치보다 2조~3조원 낮추고 있다. 일각에선 국내 증권사들이 반도체 경기 흐름을 보지 못하고 낙관적 의견을 고수해왔다고 지적한다.
모건스탠리는 2017년 이후 작년까지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며 반도체 경기가 꺾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의견을 상향 혹은 유지했던 국내 증권사와 뚜렷한 대조를 보였다. 결국 외국계의 경고는 작년 4분기 삼성전자 실적으로 현실화된 셈이다. 조지프 무어 모건스탠리 연구원은 작년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의 업황 사이클이 과열 신호를 나타내고 있다"며 "심각한 재고 조정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국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 글로벌 1위 업체이기 때문에 공급 조절을 통해 실적을 방어할 것으로 봤지만 이 예상도 빗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하반기 이후 진행됐던 반도체 투자는
삼성전자는 이날 잠정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요 증권사 연구원들에게 실적 설명 자료를 보냈다. 반도체 가격 하락폭이 예상보다 컸고 스마트폰의 경우 경쟁 심화로 이익이 하락했으며 연말 직원 성과급 등 비용이 증가해 낮은 실적을 기록했다는 내용이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