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은행인 KB국민은행 노조가 8일 총파업을 강행했다.
국민은행 노조는 이날 오전 9시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총파업 선포식을 열고 하루짜리 파업을 벌였다. 국민은행이 파업한 것은 2000년 국민은행과 주택은행 합병 반대 파업 이후 19년 만이다. 전날부터 새벽까지 이어진 막판 노사 협상에서도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이 원인이었다. 양측은 성과급 지급 등에는 합의했지만 핵심 안건인 페이밴드제(직급별 호봉 상한제) 폐지, 임금피크제 시작 시기 연장 등에서는 평행선을 달렸다.
이날 이뤄진 총파업에는 노조 추산 9500여 명, 은행 추산 5400여 명이 참여했다. 노조 추산은 국민은행 전 직원 1만8000여 명 중 절반이 넘는 숫자다.
은행 측은 파업으로 근무 인원이 부족한 지점에는 본부 직원을 투입하는 방법 등을 통해 전국 1058곳 모든 지점 문을 열었다. 간단한 입출금이나 조회 서비스는 모바일뱅킹 같은 비대면 거래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다 보니 영업점 현장에서는 당초 우려했던 만큼 혼란은 크지 않았다. 그러나 창구에서 대면 거래를 선호하는 노년층과 영업점 방문이 필수적인 신규 대출 신청자 일부는 불편을 겪었다.
노조는 1차 파업에 이어 설 연휴 직전인 이달 30일~2월 1일 등 오는 3월까지 총 다섯 차례 파업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집단 휴가, 회의 참가 거부, 계열사 상품 판매 거부 등 태업도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노사 양쪽 모두 협상의 끈은 놓지 않았다. 박홍배 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은 "임금·단체협약이 마무리될 때까지 매일 24시간 교섭할 의사가 있다"며 "중앙노동위원회의 사후조정 신청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은행 측 역시 "노조와 추가 협의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예의 주시하
[김태성 기자 / 김강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