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은 8만9350건, 보증금액은 19조364억원을 기록했다. 2017년(가입 4만3918건·보증금액 9조4931억원)과 비교하면 모두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전세금 반환보증은 가입자인 세입자가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때 HUG가 임대인 대신 돌려주는 보험상품으로, 2013년부터 시행했다. 첫해인 2013년에는 451건(보증금액 765억원)에 그쳤으나 2015년 3941건(7220억원), 2016년 2만4460건(5조1716억원)으로 빠르게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보증 실적이 급증한 이유를 세입자들의 전세보증금 반환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라고 본다. 경남 창원·거제 등 경상과 충정 일부 지역은 전세금이 2년 전보다 오히려 하락한 '역전세'가 발생했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걱정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주택 전세시장은 1.8% 하락했다. 서울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 전세금도 최근 11주째 하락세이고, 전체 서울 주택 전세금도 지난달 0.13% 내렸다. 월간 기준으로 서울 전세금이 하락한 것은 지난해 6월(-0.14%) 이후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서울 전세금 하락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약 1만가구 규모의 송파 헬리오시티가 지난해 말부터 입주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올해 서울은 지난해보다 17% 늘어난 4만3000여 가구가 집들이를 할 예정인데, 이 중 절반인 2만2000여 가구가 강남4구에 몰려 있다. 감정원은 올해 수도권 전세금이 0.5%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역전세난과 함께 '깡통전세' 피해도 증가세다. 깡통전세는 경매로 넘어간 집의 낙찰금액이 전세보증금보다 낮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HUG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집주인의 동의 없이 가입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꾼 데다 전세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가입이 많이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손동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