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올초부터 계열 증권사인 현대차증권을 통해 단기자금 굴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전날 계열사인 현대차증권으로부터 500억원 규모의 수시입출금식 특정금전신탁(MMT)을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앞서 매수를 진행한 500억원과 1000억원을 더하면 현대차는 올 들어 총 2000억원의 현대차증권 MMT를 매수했다. 안정적 자금 운용과 수익성 제고 등이 목적이다.
기아차 역시 안정적 자금 운용과 수익성 제고를 위해 이달 초 500억원 규모의 현대차증권 MMT를 매수했다. 이로써 현대차증권은 한 달 새 현대차그룹 계열사 자금 2500억원을 유치하게 됐다.
MMT는 위탁자가 지정한 자산에 투자해 자금을 운용하는 단기 특정금전신탁상품이다. 고객이 원하는 방식으로 운용 형태를 짤 수 있어 일반적으로 시중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한다. 일반 예금처럼 수시로 입출금할 수 있어 다른 자산에 비해 유동화가 편리하다. 주로 채권, 양도성예금증서(CD), 기업어음(CP), 예금 등에 투자한다.
현대차그룹은 매년 현대차증권의 MMT를 조단위로 매수해오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가 사들인 현대차증권 MMT는 2조4100억원이다. 계열사인 현대모비스(1조1300억원), 기아차(6500억원) 등을 포함하면 규모는 약 4조2000억원까지 확대된다. 올해에도 MMT 규모를 크게 확대할 것으로 보는 이유다.
증권사 입장에서도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다. MMT가 초단기금융 상품이어서 판매사 입장에서는 수익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다만 계열사 판매를 통해 영업비 절감과 동시에 수수료를 챙길 수 있다. 특히 현대차·현대차증권처럼 매해 조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구체적인 액수는 밝히기 어렵지만 전체적인 수익성에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면서 "공시 상 표기된 누적금액 역시 입금 기준 누적금액으로, 회수 금액은 공시가 되지 않아 금액이 과평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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