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신규 인가를 놓고 네이버 등 주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불참을 선언하면서 위메프•키움증권•교보생명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9층 회의실에서 열린 신규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심사 설명회에는 전자상거래 업체 위메프 등 총 55곳에서 참석해 심사기준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참석 신청 단체는 금융회사 21곳, 비금융지주사 3곳이었고 핀테크 기업 13곳, 일반 기업 7곳도 참석했다. 대형 법무법인 5곳, 회계법인 3곳, 시민단체 3곳에서도 참석해 신규 인터넷은행 인가에 관심을 보였다. 2015년 첫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설명회 때 업체 90여 곳이 참석한 것과 비교하면 줄어든 숫자지만 당초 예상에 비해선 여전히 관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날 설명회에는 위메프가 새롭게 모습을 보여 관심을 모은다. 위메프는 2010년 설립된 소셜커머스 업체다. 지난해에는 자체적인 간편결제 시스템 원더페이를 출시했고, 신한카드와 제휴를 맺어 관련 신용•체크카드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또 국민은행과 함께 위메프 플랫폼에서 물건을 파는 온라인쇼핑 판매사업자를 위한 특화 대출 상품도 개발한 바 있다. 다만 위메프 측은 "신사업 발굴을 위한 스터디 차원으로 갔다"며 "구체적으로 인가신청을 검토하는 단계는 아니다"고 밝혔다. 인터넷은행 설립에 적극적인 의지를 밝혀온 키움증권에서도 대주주인 다우기술, 키움증권, 키움예스저축은행 등 관계 회사들이 일제히 참석하며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당초 불참을 선언했던 인터파크도 참석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ICT 기업이 많지 않지만 법무•회계법인이 업체를 대신해 참석했을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당국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번 설명회를 시작으로 인가 신청이 이뤄지는 올해 3월까지 관련 업체들 간 합종연횡 눈치싸움이 치열할 전망이다. 이날도 인터넷은행 인가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여온 키움증권과 교보생명, SBI홀딩스가 공동 컨소시엄을 꾸릴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이들 회사는 "아직 정해진 바는 없다"며 말을 아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설립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은 맞지만 컨소시엄과 관련해 결정된 사안은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다. 키움증권은 신한은행 등 주요 은행에도 컨소시움 의사를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아직 이렇다 할 ICT 업체가 없는 점은 참여를 타진 중인 업체들에 골머리다. 인터넷은행 인가에 적극적인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사업모델을 오랫동안 고심해왔지만 최근 네이버 등 ICT 기업이 불참하기로 하면서 컨소시엄 구성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다"며 "정부가 원하는 혁신성과 지속가능한 자본력을 담보할 협력사가 보이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전요섭 금융위 은행과장은 이날 설명회에서 ‘주주를 구성할 때 ICT 기업이 참여하지 않으면 문제가 되느냐'는 질문에 "핀테크나 ICT 분야의 기술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감점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답했다. 또 인터넷은행 특례법상 강력한 세부 규제로 인해 ICT 기업들이 참여를 꺼린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인터넷은행 특례법으로 대주주에 대한 규제가 강화된 면이 있지만 기존 은행법 규제와 운용상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며 "(일부 업체의 불참 원인이) 과다규제 때문인지는 인가신청을 받아보고 추이를 보면서 추가적으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이날 설명회에서 인터넷은행 인가 심사 때 혁신성, 포용성, 안정성을 중점적으로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이달 말 평가 배점표를 발표하고 2월에
[정주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