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23일 오전 서울 논현동 국민연금 강남사옥에서 회의를 열고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대한 경영 참여 주주권 행사 여부를 논의했다. 이날 오전 8시에 시작한 회의는 정오에 마쳐 수탁자책임전문위원들은 장장 4시간 동안 마라톤 회의를 했다. 회의에 참석한 수탁자책임전문위원들에 따르면 이날 회의는 위원들 간 의견 차로 평행선을 달렸다. 국민연금의 경영 참여 주주권 행사를 주장하는 위원들은 주주 제안을 통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 대한 이사 해임과 경영진을 견제할 사외이사 추천, 횡령과 배임 등 문제가 있는 인사를 이사 후보에서 배제하는 정관 변경 등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공감대를 형성하지는 못했다. 일부 위원은 상법 시행령과 자본시장법 개정 등 제반 여건을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주주 제안은 실효성이 없다고 봤다. 이날 회의 결과 수탁자책임위원 사이에서는 경영참여 주주권 행사에 대한 반대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탁자책임위원회는 "경영참여 주주권 행사 여부에 대해 위원 9명 중 2명은 찬성, 5명은 반대했다"며 "나머지 2명은 대한항공에 대한 경영참여 주주권 행사에는 반대, 한진칼에 대한 경영참여 주주권 행사에는 찬성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한진칼은 찬성과 반대가 '4명 대 5명', 대한항공은 '2명 대 7명'으로 두 곳 모두 경영참여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컸던 셈이다.
다만 오는 3월 주주총회 때 상정될 예정인 조양호 회장의 대한항공 이사 연임 안건에 대해서는 반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관련 논의에 대한 공을 넘겨받은 기금운용위원회는 2월 초에 회의를 열고 경영 참여 주주권 행사에 대한 매듭을 짓는다는 계획이다. 다만 경영 참여 주주권 행사는 주주총회 6주 전에 의사 결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는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
한편 강성부 펀드 KCGI에 이어 국내 증권사들 역시 한진칼 지분 매집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기준 한진칼 주요 주주는 KCGI(지분율 10.71%), 국민연금공단(7.34%), 크레디트스위스(3.92%) 등이다. 특기할 만한 점은 KCGI가 한진칼 지분을 매집한 다음날인
[한우람 기자 / 유준호 기자 / 홍혜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