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의 파상공세에 눈물겨운 한 해를 보낸 중국 증시가 반등에 나섰다. 미·중 무역전쟁이 타협 기로에 접어든 데다 중국 정부가 대대적인 경기 부양에 나선 영향이다. 중국 펀드도 지난해 -24%라는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올 들어 바닥을 찍은 뒤 낙폭을 만회하고 있다. 투자금도 유입세로 돌아섰다.
다만 올 들어 공개된 중국 경제지표가 좋지 않아 이 같은 상승 흐름이 지속될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4월까지 이어질 중국 기업 실적발표 등 주요 이벤트를 통해 실물 경기 흐름을 면밀히 파악한 뒤 투자해도 늦지 않다고 조언한다.
30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설정된 중국 펀드는 올해 들어 7.99% 수익을 냈다. 연금개혁 기대감에 올 들어 11% 수익을 낸 브라질 펀드, 국제유가 배럴당 53달러 선 탈환으로 10% 수익을 낸 러시아 펀드를 제외하면 세계 지역별 펀드 가운데 수익률 회복세가 가장 가파르다. 상하이종합지수는 30일 기준 연초 대비 4.47% 상승했다.
지난해 12월 미·중이 90일 동안 관세 부과를 멈추고 협상에 돌입한 데다 중국 정부가 대대적인 경기 부양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지속적으로 피력하면서 훈풍이 돌았다. 최근 중국 인민은행은 공개시장 조작 정책을 통해 총 1조1600억위안이라는 사상 최대의 유동성을 공급했다. 중국 정부는 부채 우려로 속도 조절에 나섰던 인프라 사업 투자에 재시동을 걸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2월부터 1조1000억위안 규모의 16개 인프라 사업을 승인했다. 전년 동기 대비 10배 수준이다.
이 같은 정치적·정책적 호조가 중국 증시 추가 상승 기대감에 불을 지피면서 중국 펀드로 자금도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중국 펀드에는 올 들어 246억원, 3개월 새 781억원이 들어왔다.
다만 중국 경제지표 둔화 추세가 뚜렷해 상승 흐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중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6.6%로 1990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의 3대 경제성장 엔진으로 불리는 투자, 소비, 수출 지표도 동반 악화하고 있다.
올해 중국 증시 상승이 실물경기 지표 개선이 아닌 개선될 것 같다는 '기대감'에 근거했다는 점에서 향후 상승 흐름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적 반등이 가시화한 뒤 신중하게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최설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중국 증시 상승분은 구체적인 기업 실적 호조가 아닌 무역분쟁 완화 기대감, 경기 부양책 기대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짚으며 "상반기 발표될
[홍혜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