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월 초 분양한 `e편한세상 청계 센트럴포레`는 전용 109㎡ 일부 가구가 분양가 9억원을 넘겼다. 분양 당시 견본주택에 사람들이 몰려 있다. [매경DB] |
이 때문에 서울에서는 13개월 만에 300가구 이상 아파트 분양에서 미분양이 나오는 등 심상찮은 조짐이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분양가 급등을 막기 위해 세운 이른바 '110%룰'이 시장이 안정된 상황에서 '역효과'를 일으키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공급자와 수요자들에게 분양가에 대한 일종의 '기준'이 돼버려 가격을 거꾸로 올리고 있다는 뜻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작년 분양하려 했다가 일정이 밀려 이달 분양을 시작하는 '홍제역 효성 해링턴 플레이스'(홍제3구역 재개발) 전용 84㎡ 가격이 7억8000만~8억8000만원 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인 전용 114㎡는 중도금 대출이 불가한 9억3000만~10억3000만원이다. 문제는 이 단지가 작년 5월 분양을 준비할 때 책정가격이 전용 84㎡ 기준 6억5000만~7억3500만원, 114㎡가 7억7000만~8억6000만원이었다는 사실이다.
분양이 1년가량 미뤄지는 동안 주변 아파트 시세가 폭등하면서 분양가가 최고 2억원까지 치솟았다는 얘기다. 이 단지 분양을 기다렸던 실수요자들은 "너무 비싸다"며 혀를 내두르고 있다.
지난달 분양한 동대문구 용두5구역 재개발 'e편한세상 청계 센트럴포레' 역시 전용 84㎡ 기준 최고가격이 8억6800만원대로 간신히 9억원 선을 넘기지 않았다. 그러나 전용 109㎡형은 최고 9억3200만원대로 일부는 중도금 대출 규제에 걸렸다. 이 때문에 1순위 경쟁률은 33대1로 높은 숫자가 나왔으나 미계약분이 전체 일반분양분(403가구) 중 15%가량 남았다.
경기도권은 더 상황이 나쁘다. 성남 대장지구의 '힐스테이트 판교 엘포레'는 100% 대형으로 모두 분양가가 9억원을 넘어 중도금 대출이 되지 않았는데, 잔여 가구 판매를 분양이 시작된 지 두 달이 넘도록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에 분양을 받으려 했던 실수요자들 속내도 복잡해지고 있다. 강북권 아파트, 그중에서도 재개발지 분양은 강남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데다 중도금 대출이 가능해 서민들의 내 집 마련에서 일종의 '사다리' 같은 역할을 했다. 특히 정부가 9억원 이상 주택에 대해 중도금 대출을 봉쇄하면서 소형 면적도 이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강남권 단지보다 강북권 단지 인기가 더 높은 사례가 빈번했다.
그러나 정부가 분양가 급등을 막기 위해 세운 이른바 '110%룰'이 시장이 안정 분위기로 향하는 상황에서는 오히려 가격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고분양가 관리지역에서는 '사업장 인근(반경 1㎞ 이내) 아파트 평균 분양가 또는 매매가의 110% 이하'로 분양가를 통제하고 있다. 서울은 모든 자치구가 고분양가 관리지역으로 지정 돼 있다.
HUG는 아직 분양시장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즉각적인 대책을 내놓기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HUG 관계자는 "하락 시그널이 강해지고, 고분양가 관리 기준에 문제가 생겨 시장에 나쁜 영향을 줄 움직임이 감지되면 기준을 바꿔야 한다"면서도 "강북 단지들 분양가가 위험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고 답변했다.
이 때문에 아예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택지개발지구로 분양이 쏠릴 가능성이 높다. 1월 첫 분양에 나섰던 '위례포레자이'가 대표적이다. 이 단지는 주변 시세의 70%에 미치지 못하는 3.3㎡당 1820만원으로 분양가를 책정해 평균 경쟁률 130대1을 기록했다.
향후 분양할 단지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조합이나 시행사는 높은 가격을 선호하지만 자칫 잘못해 오랜 기간 미
[박인혜 기자 / 손동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