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이 금융업? 제 업종 찾는 지주사

지금까지 엉뚱하게 금융업으로 분류돼왔던 지주회사가 제 업종으로 자리를 찾는다. 11일 한국거래소는 상장사의 지주회사 업종분류 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상장 규정 시행세칙을 개정했다고 밝혔다. 한국거래소는 4월 1일까지 각 지주회사로부터 업종 심사자료를 받은 뒤 4월 말까지 변경을 모두 마칠 계획이다. 시장에 반영되는 시기 역시 4월 말이 될 전망이다.
거래소의 업종분류 기준은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시행세칙 132조에 명시돼 있다. 기존 규정은 업종분류 기준을 통계청장이 고시하는 한국표준산업분류에 따르도록 해 왔다. 그러나 한국표준산업분류가 비금융 지주회사를 기타 금융업으로 분류하며 금융과 크게 연관이 없는 지주회사들도 금융업종으로 분류됐다. 한진칼, 현대중공업지주, SK, SK이노베이션 등이 산업별 지수상 금융업에 속해 왔다.
이번 개정은 상장규정 시행세칙 132조에 항목을 추가하는 형태다. 현재는 특정 산업부문 매출액이 연결재무제표상 50% 이상이면 해당 산업의 업종으로 분류되도록 명시해 뒀다. 지주회사는 업종분류와 관련된 경영계획 등 자료를 거래소에 제출하고, 거래소는 공익 실현 및 투자자 보호 등을 고려해 업종을 분류한다. 가령 대한항공과 진에어 등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은 기존에 '금융업'으로 분류돼 왔으나 연결재무제표상 운송부문 매출이 50%를 넘기 때문에 업종이 변경된다. 특정 산업 매출액이 50%에 미치지 못하면 그대로 금융업으로 분류된다. 다만 해당 기업에서 신청이 있으면 거래소 심사를 통해 변경을 허용할 예정이다. 이번 개정을 통해 지난해 업종심사에서 금융업으로 분류된 58개 지주회사 가운데 48개사의 업종분류가 변경될 전망이다.
[정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