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오 파인브리지인베스트먼트 글로벌 크레디트 채권 부문 대표는 11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투자 시장에서 자산군별 차별화가 나타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현상으로 변동성을 잘만 활용하면 수익을 낼 기회가 적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파인브리지인베스트먼트는 운용 규모 900억달러(약 101조2050억원)의 거대 글로벌 자산운용사다. 오 대표는 이 가운데 600억달러의 채권 운용을 총괄한다.
채권 투자자 입장에서 올해 선진국보다는 신흥국 국채에 많은 기회가 있을 것으로 바라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기조 약화로 인한 약달러 전망에 따른 것이다. 중남미 가운데에서는 브라질 시장을 최우선 투자처로 꼽았다. 전반적으로 비관적 전망이 우세한 콜롬비아 국채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아프리카와 중동 시장에서는 이집트와 카타르 국채에 투자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신흥국 채권에 투자할 때 무엇보다 주의해야 할 사항이 환율이라고 강조했다. "신흥국 환율은 등락 폭이 크기 때문에 환을 오픈한 채로 투자하는 것은 추가 수익이 아니라 변동성을 높여 결과적으로는 손해를 가져올 공산이 크다"고 전했다. 다만 "신흥국 환율 가치 상승에 강하게 베팅하는 투자자라면 회사채가 아닌 로컬 통화 표시 국채에 투자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선진국 채권 가운데에서는 미국 우량 회사채가 신흥국에 못지않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기업 수익이 둔화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고성장에서 완만한 수준의 성장으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짚으며 "기업 고성장 시 채권 금리 수익에 부정적 영향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같은 현상은 채권 투자자들에게 오히려 호재"라고 전했다. 미국 하이일드 채권은 최근 들어 스프레드가 상승해 현재 저평가 수준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연기금이 의사결정 속도가 늦어지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이 같은 요인이 시장 변동에 대한 민첩한 대응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한국 기관투자
[홍혜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