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시가 11년만에 최대 상승 ◆
↑ 국토교통부가 12일 전국 표준지 공시지가 상승률을 공개한 가운데 전국 표준지 중 가장 비싼 서울 중구 네이처리퍼블릭 용지가 ㎡당 1억8300만원으로 평가됐다. [한주형 기자] |
부동산 업계에선 ㎡당 시세가 2000만원이면 서울 강남 등 주요 지역의 '꼬마빌딩' 시세 출발선과 비슷하다고 본다. 결국 정부가 강남지역 꼬마빌딩 소유자 수준을 목표로 설정한 후 이 이상에 대해 집중적으로 거액의 세금 부과를 유도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업계에서 나온다. 이는 지난달 표준주택 공시가격을 정할 때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 수준인 '시세 15억원 초과'로 고가주택 기준을 잡고 가격을 끌어올린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당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언론과 인터뷰하면서 '시세 15억원 초과의 고가주택'을 기준으로 여러 차례 거론했다.
그러나 정부가 마치 군사작전을 하듯 목표를 정하고 특정 계층만을 대상으로 집중적으로 거액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행정행위로 적합하느냐는 지적은 여전하다. 지난달엔 정부가 감정평가사들을 모아놓고 공시지가 지침을 내렸다는 의혹이 제기된 후 실제로 공시지가 산정의 기준이 되는 표준지 가격을 매기는 과정에서 일종의 가이드라인인 '참고 가격'을 제시했다가 감정평가 업계 반발에 밀려 철회한 것이 확인되기도 했다.
심지어 일각에선 국토부가 고가 토지 공시가격의 시세 반영률을 70% 선에 맞춰 가격을 책정한 것 아니냐는 분석마저 제기된다. 실제로 서울 강남구 삼성동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용지 시세는 ㎡당 8700만원으로 추정된다. 공시가격과 맞춰 보면 시세 반영률이 정확히 70%다. ㎡당 추정 시세가 4050만원인 부산 부전동 상가 토지도 공시가격과 시세 반영률이 69.8%다. 만약 공시지가 인상 가이드라인에 맞춰 인상했다면 시장에서 형성돼야 할 가격을 자의적으로 정부가 결정했다는 비판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에 따르면 '고가 토지 분류기준'이 된 ㎡당 추정 시세 2000만원 이상 토지 공시가격은 20.05% 올랐다. 실제로 고가 토지 예시로 든 땅의 공시지가는 대부분 20~30% 올랐다. 삼성동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용지(1만198.4㎡)는 ㎡당 공시지가가 작년 4600만원에서 올해 6090만원으로 32.4% 뛰었고,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상가 토지(298.8㎡)도 2285만원에서 2830만원으로 23.9% 상승했다.
서울 명동 네이처리퍼블릭 용지 등 일부 땅은 공시가격이 작년 대비 2배가량 뛰기도 했다. 16년째 전국 표준지 중 가장 비싼 땅인 이곳은 ㎡당 가격이 작년 9130만원에서 1억8300만원으로 100.4% 증가했다. 2위인 명동2가 우리은행 용지(100.4%), 3위 충무로2가 유니클로 매장 땅(100.1%)도 비슷한 가격 상승률을 보였다. 이 때문에 정부가 감정평가사들에게 '상승률 지침'을 내린 것 아니냐는 논란은 여전할 전망이다. 정부는 고가 토지 현실화율은 '확' 끌어올렸지만 토지 전체 현실화율은 높이는 속도를 상대적으로 조절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고가 토지를 제외한 다른 땅들의 공시지가는 7.29% 올랐다. 실제로 서울 광진구 중곡동 토지(541.1㎡)는 ㎡당 가격이 514만원에서 540만원으로 5.1% 올랐고, 충남 천안 동남구 신부동 땅(287.0㎡)은 184만원에서 188만원으로 2.2% 상
[손동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