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코스피·코스닥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0조1112억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9조4000억원 수준) 대비 7000억원 가량 급증한 규모다. 신용잔고가 10조원을 돌파한 것은 지난해 10월 29일 이후 약 넉달만이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금액이다. 빚을 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에 수익이 나면 대출원금과 이자를 갚고 시세 차익을 얻는 구조다. 따라서 잔고가 증가할수록 주가 상승을 기대하고 빚을 내 주식을 사들인 투자자가 많아졌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해 5월 사상 최고치인 13조원을 찍은 이후 줄곧 내림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11월에는 8조원대까지 내려앉았다. 증시가 부진하면서 투자심리가 악화된 영향이 컸다. 하지만 올 들어 투심이 조금씩 살아나면서 다시 빚을 내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실제 올 들어 코스피는 2040선에서 2200선까지 수직 상승했다. 지난해 2600선에서 1990선까지 추락한 것과 대조적인 흐름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증가했다는 것은 시장에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강화되고 있다는 의미"라면서도 "다만 지수 급락에 따라 반대매매 등이 발생할 수 있어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반대매매는 증권사가 투자자에게 빌려준 주식 평가액이 주식 담보 비율의 140% 이하로 떨어질 경우 강제로 매도해 자금을 회수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달 증권사들이 내놓은 반대매매 매물은 호가 기준 코스피시장 563억원, 코스닥시장 616억원 등 1179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