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사진)이 재무적투자자(FI)들과 만나 기업공개(IPO)와 중재 소송이 아닌 제3의 대안을 협의했다. 이에 따라 양측은 FI 보유 지분을 사모펀드(PEF) 등에 매각하거나 신 회장 지분 일부와 FI 지분을 합친 최대주주 지분을 통매각하는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며, 당초 FI들이 이번주 내려던 중재 신청도 3~4주가량 연기됐다. 하지만 양측의 입장 차이가 크기 때문에 최종 합의에 도달할지는 미지수다.
20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전날 교보생명 FI 진영을 대표하는 어피니티에퀴티파트너스 측과 직접 만나 중재 신청 연기를 요청하는 한편 새로운 해결책을 모색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FI들은 지난해 12월을 기한으로 신 회장에게 '풋옵션(일정 가격에 지분을 되사가도록 요청할 권리)을 받으라'고 요청했으며, 신 회장이 이에 응하지 않자 2012년에 맺은 계약대로 중재 소송을 통한 해결을 추진해왔다. 한 IB 관계자는 "FI 진영이 이번주 중재 신청을 하겠다고 최후통첩을 하자 신 회장이 직접 나서 제3의 대안을 찾자고 제안한 것으로 안다"며 "FI 진영 일부가 매우 강경한 입장이라 타협점을 찾기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교보생명 FI는 코세어(9.79%), 어피니티(9.05%), 캐나다 온타리오교원연금(7.62%), 한국수출입은행(5.85%), SC PE(5.33%), IMM PE(5.23%), 베어링PEA(5.23%), 싱가포르투자청(4.5%) 등이다. 이들 가운데 신 회장에 대해 풋옵션 이행 청구를 한 FI는 어피니티, SC PE, IMM PE, 베어링PEA, 싱가포르투자청 등 총 29.34%로 신 회장 등 특수관계인(36.91%) 지분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신 회장 측은 풋옵션 이행을 요청한 FI 지분을 매입해줄 투자자를 찾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가 꾸준히 성장하고 배당 등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제3의 매입자를 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회사 지분 매각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갖고 있는 곳이 여러 군데 있다"고 전했다. 2대주주 자리라도 경영 참여를 한다면 FI 지분을 매입하겠다는 의사가 있는 투자자들이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경우 FI가 만족할 만한 가격을 제시하는 게 관건이다.
이에 FI 진영은 긴급 회의를 열고 일단 최대 한 달가량을 더 기다리기로 결정했다. 다만 일부 FI는 신 회장 측 제안에 회의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 사모펀드 대표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없는 지분 매각을 통해서는 원하는 가격을 받기 힘들 것 같다"며 "이번 기회를 마지막으로 더 시간을 주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FI들은 현재 교보생명 지분 투자로 인해 손실을 봤으며 출자자(LP)에 대한 신의성실의 원칙, 선관주의 의무 수행을 위해 최대한의 수익 실현을 위한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FI 진영에서 생각하는 최선의 방식은 신 회장 보유 지분과 FI 지분을 합쳐 경영권 지분을 국내 금융지주에 통매각하는 것이다. IB 업계에서는 교보생명 자산이 100조원을 넘는 데다 꾸준히 수익을 내기 때문에 최대주주 지분에 국내 금융지주사가 모두 눈독을 들일 것으로 보고 있다. 또 FI 진영 가운데 한 곳인 IMM PE가 신한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 지
[조시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