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극한직업` [사진 제공 = CJ ENM] |
전작 '검은 사제들'로 흥행에 성공한 장재현 감독의 새로운 종교 스릴러물로 개봉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이 영화는 지난 25일까지 총 관객 129만명을 동원하며 일일 기준 박스오피스로는 6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정우성·김향기 주연의 법정 영화 '증인'이 2위, 이미 1548만명이 관람해 '1000만 영화'에 오른 '극한직업'이 그 뒤를 이었다. 장르도, 출연한 배우도 모두 다른 세 영화에 공통점이 있다. 흥행했거나 흥행 가능성이 높다는 것, 그리고 모두 IBK기업은행이 투자했다는 점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이 지난해부터 제작에 참여한 영화는 총 17개다. 이 중 손익분기점을 넘은 영화는 9개에 달한다. 타율로 따지면 5할3푼(53%) 수준이다. 국내 상업영화의 손익분기점 달성률이 평균 30%에 그치는 것과 비교하면 높은 타율이다. 그중 가장 성공한 투자로 꼽히는 영화는 '극한직업'이다. 총 제작비 중 약 10%인 7억9000만원을 댄 이 영화의 손익분기점은 관객 수 247만명이었다. 현재 누적 관객 수는 이미 6배를 넘었다. 일반적으로 제작사와 투자사 수익 배분이 6대4인 점을 감안하면 영화 개봉만으로 기업은행이 달성할 수익률은 업계 추산 약 376%에 달한다. 여기에 향후 VOD 등 2차 판권 시장에서 나올 수익까지 포함하면 최종 수익률은 400%를 넘길 전망이다.
이 밖에 '탐정: 리턴즈' '지금 만나러 갑니다' 등 기업은행이 투자한 다른 영화도 잇달아 손익분기점을 넘어 쏠쏠한 수익을 거뒀다. 한국 영화 미다스의 손으로 주목받는 기업은행의 성공에는 문화콘텐츠 금융팀 역할이 컸다. 2012년 국내 금융업계 최초의 문화 투자 특화 조직으로 탄생했다. 총 11명으로 구성된 팀원은 일단 제작사에서 투자 요청이 들어오면 작품성과 대중성, 감독과 출연 배우부터 개봉 시기, 경쟁작까지 흥행에 영향을 미칠 모든 요소를 철저하게 따져본다.
기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처음에는 외부 전문가를 채용했지만 지금은 은행 직원 가운데 미디어나 디지털콘텐츠를 전공했거나 연극 동아리 활동을 해 문화적인 감각을 갖춘 인재 위주로 내부 전문가를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과 함께' 시리즈와 '극한직업'까지 최근에 개봉한 1000만 영화 3편 투자 역시 내부 직원만으로 이룬 성과"라고 덧붙였다.
기업은행 투자가 무조건 대박이 예상되는 상업 영화에만 쏠리는 것은 아니다. 2016년부터 독립 영화나 저예산 영화에 대한 투자도 이어가고 있다. 그 덕분에 '소공녀'나 '리틀 포레스트'처럼 작품성과 흥행성을 동시에 잡은 작은 영화들이 탄생할 수 있었다.
최근에는 뮤
[김태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