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대한민국 부동산시장을 현역으로 40여년간 지켜보고 있는 신종웅 DTZ-PAC 그룹 회장의 거시적 관점이다. 신 회장은 서울대 공대를 졸업한 뒤 연세대에서 경제학 석사를, 미국 플로리다 대학원에서 부동산학을 전공했고, 토지평가사와 공인감정사 자격을 동시에 취득한 부동산업계 전문가이기도 하다. 한국감정원에서도 근무했던 신 회장은 2001년 이후 해외부동산 및 종합부동산업에 특화한 프라임감정평가(PAC)의 대표를 역임하고 있다.
신 회장은 최근의 주택시장에 대해 "(집값이) 앞으로 오를 것인지 내려갈 것인지보다 중요한 점은 정부의 진단과 정책 방향이 맞는 쪽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라며 "(한국 부동산 시장은) 돈이 없어서 안돌아가는 시장이 아니다. 어떤 작은 변수에도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시장이 됐기 때문에 몇십여년간 시장의 고저를 전망하던 '사이클 이론(주기론)'은 점점 맞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정 수준 이상의 시간을 두고 반응하던 과거와는 달리 요즘 부동산 시장은 정책 이슈 발표에 거의 실시간으로 반응한다는 해석이다. 예전처럼 몇년 간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집값의 하향과 상향 곡선을 적용하기엔 한국 사회 부동산 정보 탄력성이 정말 높아졌다는 것이다.
다만 신 회장은 "지금 (하향세인) 경기가 이대로 지속된다면 총선이 금융정책의 완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적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정책적인 유동성은 충분하다. (집값이) 30% 넘게 떨어지진 않을 것. 20% 정도 빠졌다면 그 때가 투자시점"이라고 내다봤다.
◆ "종합부동산서비스 시너지 내려면, 정부 방관아닌 개입 필요해"
"부동산업은 평가, 중개, 건축이라는 요소로 정의된다"고 운을 뗀 신 회장은 "기존에는 평가법인만으로도 (업역을 영위하기가) 충분했지만, 앞으로의 한국 부동산업은 좀 더 경쟁력을 갖춰야한다"고 일갈했다.
몇년 전부터 정부가 주도적으로 단일 업종의 한계를 뛰어넘어 업종간 교류를 통한 종합부동산서비스의 활성화를 꾀하고 있지만, 아직 활성화 단계까지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는 "관리, 중개, 임대 등의 서비스가 원스톱으로 이뤄져 분야별 전문성이 모인 시너지를 제대로 일으키려면 단순한 업역간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을 이슈로 확장되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 회장의 경우는 종합부동산서비스시장으로의 진출을 선점한 편이다. 앞서 IMF 시기 글로벌금융이 한국 부동산시장에 대한 혹평을 내놓는 것을 계기로 신 회장은 한국 시장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 글로벌부동산서비스와 손을 잡고 투자기법을 습득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가 현재의 DTZ-PAC이다. 프라임감정평가법인을 기반으로 2000년 설립된 DTZ-PAC은 글로벌 부동산서비스회사인 체스터톤스의 한국지점(Chestertons Korea)과 공유경제 기반 부동산 플랫폼 회사인 클리(QLI) 등을 관계사로 둔 종합부동산서비스 그룹이다.
↑ DTZ-PAC 그룹 구조도 |
이렇게 최근에는 통합관리·운영·개발 부문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으며, 작년부터는 '공유경제'가 화두로 떠오른 부동산트렌드에 발맞춰 신사업 개척에도 나섰다.
공유경제 플랫폼 서비스에 관심을 둔 신 회장은 아예 공유오피스 및 공유주거에 대한 위탁운영, 마스터리스, 임대차, 마케팅은 물론 고객관리까지 통합 서비스 제공을 위한 법인인 클리(QLI)를 세웠다. 2월말 현재 3개의 공유오피스 지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 중 2개 지점을 추가오픈한다는 계획이다.
공유 주거 시장도 뛰어들기 위한 브랜드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강원도의 자연, 문화, 라이프스타일 체험을 지향하는 '베이케이션 홈(Vacation Home)'을 주요 테마로 현재 '체스터톤스 레지던스 속초' 신규 법인 설립을 준비 중이다. 이 외에도 팝업오피스나 공유 창고업종 등 비즈니스 모델 다각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물류시장이나 공유오피스 시장 흐름을 주기적으로 분석한 리포트 발간에도 나섰다. 당장 눈앞에 이익이 되지는 않지만 시장 관심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보 접근성이 개방되어야 한다는 철학이다.
"부동산 분야는 업종별로
[디지털뉴스국 이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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