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세안서 꽃피는 금융한류 (上) ◆
"소매 고객 확보에 속도가 붙으면서 이미 고객 수로는 미국이나 중국을 넘어섰습니다. 레드오션인 한국 시장보다 성장 잠재력도 훨씬 큽니다."(김응철 우리은행 글로벌전략본부장)
동남아시아 시장에 집중하고 있는 국내 금융인들은 한목소리로 "신남방 지역의 잠재력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우리은행의 경우 인도네시아와 캄보디아 고객 증가율이 4년 새 50배를 넘어섰다. 2014년 인수·신설 당시 각각 8701명, 4108명이었던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지점 고객 수가 지난해 말 48만5156명, 26만1687명으로 급증한 것이다. 증가율로 따지면 각각 5476%, 6270%에 달한다.
A시중은행 관계자는 "캄보디아에서 지난해 태블릿PC를 활용한 찾아가는 고객서비스로 10만명의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도 했다"며 "한국 금융회사가 쌓아놓은 디지털금융 노하우만으로도 동남아에서 찾아낼 수 있는 활로가 많다"고 설명했다.
베트남의 양대 도시인 하노이와 호찌민에는 한국 금융회사들이 서로 사무소를 열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2년 전 하노이에만 진출했던 NH농협은행은 호찌민에도 진출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호찌민에 대출사무소를 열었다. 호찌민을 중심으로 영업하던 KB국민은행도 지난달 하노이에 지점을 개점했다. 베트남 국민의 소득이 매년 10%씩 올라가고 있기 때문에 10년 뒤에는 중국 수준이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높다. 미리 금융서비스를 잘 구축해놓으면 한국 금융사의 위상도 함께 올라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KOTRA에 따르면 아세안 국가의 경제 규모는 미국 중국 일본 독일에 이어 다섯 번째로 크다. 인구는 6억4200만명으로 한국의 12배에 달하고 중국과 인도에 이어 세계 3위 규모다. 특히 전 인구의 50.9%가 30세 이하의 젊은 층이라는 것이 매력적이다. 중산층 인구도 2010년 1억7000만명에서 2030년에는 5억명으로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소비시장 성장성
[기획취재팀 = 이승훈 차장(팀장) / 이승윤(중국 상하이·선전, 홍콩) / 김강래(싱가포르, 태국 방콕) / 정주원 기자(베트남 호찌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