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매일경제신문이 금융감독원에 감사보고서 등 연간 재무제표를 제출한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50개사의 연결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50개사의 연간 영업이익 총합은 129조2752억원으로 전년 127조1969억원 대비 1.63% 증가했다. 반면 이들의 법인세 납부액은 31조5288억원으로 전년 24조666억원에서 31.01% 급증했다. 급격한 법인세 증가로 순이익은 지난해 96조3325억원으로 4.53% 감소했다.
지난해 정부가 법인세 납부액 과세표준 3000억원을 초과하는 대기업에 적용되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22%에서 25%로 올리면서 실적 정체에 비해 법인세 납부액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평균 법인세율은 21.5%로 우리나라 법인세율은 OECD 회원국 가운데 7번째로 높았다.
기업은 작년 실적을 바탕으로 산출된 법인세를 올해 납부한다. 일반적으로는 기업 실적이 좋아질수록 법인세 납부액도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 연결 기준 법인세에는 국내 법인이 한국 국세청에 내는 세금과 함께 해외 법인이 외국에 내는 세금도 포함된다.
법인세 납부액이 가장 많은 곳은 삼성전자로 2017년 6조8271억원에서 지난해 12조4494억원으로 82.35% 증가했다. 법인세 증가율이 가장 높으면서 동시에 법인세 납부액 2위를 차지한 곳은 SK하이닉스로 2017년 6188억원에서 지난해 3조5684억원으로 476.66%나 증가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실적이 큰 폭 증가하면서 법인세 부담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9.77% 늘어난 58조8867억원을 올려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SK하이닉스도 D램 등 반도체 수출 호황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20조8437억원으로 전년 대비 51.91% 증가했다. 뒤이어 SK가 지난해 법인세 납부액이 전년 대비 3.74% 늘어난 1조5147억원으로 3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19.92% 개선된 포스코는 전년보다 41.34% 늘어난 1조1398억원을 법인세로 냈으며, GS도 37.27% 증가한 1조298억원이다.
그러나 반도체 호황으로 호실적을 올린 두 회사를 제외하면 48개사의 지난해 실적은 크게 감소했으나, 법인세 감소폭은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 LG화학 등 반도체 투톱을 제외한 48개 코스피 상장사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49조5448억원으로 전년 59조8306억원보다 17.19%나 감소했지만, 지난해 법인세 납부액은 16조6207억원에서 15조5110억원으로 6.68% 줄어드는 데 그쳤다. 이로 인해 지난해
전방산업 업황 둔화로 지난 한 해 실적 부진에 시달렸던 현대차는 법인세 납부액이 2017년 1조6445억원에서 지난해 1조2765억원으로 22.38% 줄었다. 같은 기간 현대차의 연간 영업이익은 47.05% 줄어들며 반 토막 났다.
[조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