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국회 업무보고에 앞서 매일경제와 만난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이 같은 당부를 내놨다. 김 이사장은 "캐나다공적연기금(CPPIB)은 2008년 금융위기 때 -18%대 손실을 기록했지만 어느 누구도 비난하지 않고 기다려 줬다"며 "올해 8%대 수익을 낸 것은 포트폴리오에 일관된 방향성을 가지고 꾸준히 인내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김 이사장의 발언 배경에는 올 들어 빠르게 회복세를 보인 국민연금 수익률이 있다. 2월 말 기준 국민연금 수익률은 3.9%로 잠정 집계됐다. 국민연금 전체 기금이 지난해 말 기준 639조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올린 수익금만 27조원에 달한다는 추정이 나온다. 지난해 -0.92% 수익률로 5조9000억원 손실을 낸 것을 모두 만회한 셈이다.
국내외 주식시장의 빠른 회복세는 연초 이후 국민연금 성과를 뒷받침했다. 이날 국민연금이 국회에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연초부터 2월 말까지 국내 주식에서 9.45% 수익을 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인 7.56%를 웃도는 수치다. 해외 주식부문 역시 11.64% 수익을 냈는데, 벤치마크(BM) 지수인 'MSCI AC World' 지수 상승률 11.19%를 소폭 웃돌았다.
이날 김 이사장은 향후 점진적으로 국민연금 포트폴리오를 조정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는 "주식과 채권, 대체투자 등 포트폴리오상 전략적 자산 배분에 따라 수익률 중 90% 이상은 이미 결정돼 있다"며 "안전자산인 채권 비중을 줄이고, 위험자산인 주식과 대체투자 쪽으로 가는 방향은 이미 마련돼 있다"고 설명했다. 또 "위험자산 비중을 늘린다는 것은 손실 가능성에 더 많이 노출된다는 얘기인데, 국민연금이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을 감안해 사회·경제적 시장 여건에 따라서 점진적으로 변화를 가져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우수 인력 양성·유치를 국민연금 수익률의 최우선 과제로 꼽기도 했다. 그는 "대체 비중을 CPPIB처럼 늘려야 한다면 현재 기금 운용 인력을 몇 배로 늘려야 한다"며 "지금 국민연금은 300명이 650조원, CPPIB는 1500명이 300조원을 담당하는
이어 "올해는 정부와 적극 협력해 국민 노후자금을 운용하는 기금운용역들의 처우 개선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며 "일부는 자체 양성, 일부는 리크루트(채용), 또 해외 현지 인력 채용에도 적극 나서면서 종합적인 인력 양성·유치를 고려한 기금 수익률 제고 전략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